천안FC와 천안시시설관리공단이 시설사용료를 두고 법정공방에 들어갔다. 사진은 시설공단이 천안FC 숙소에 붙인 시설료 납부 안내문.

천안FC(이사장 안창영)와 천안시설관리공단(이사장 서영환)이 법적공방에 들어갔다.
천안FC는 최근 천안시축구센터 무상사용 권리를 확인하는 ‘지휘 보전 등 가처분신청’을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접수했다.
천안FC가 소를 제기한 이유는 천안시시설관리공단이 축구센터 운영상 수익구조의 문제를 들어, 전액 무료에서 50%(월 약 1000만원)의 시설(숙소)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천안FC는 이러한 시설공단의 통보에 대해 시설료 감면 조례 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천안시청축구단은 무상으로 시설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반해, 천안FC만 시설사용료를 지급하라는 것은 형평성 자체를 무시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시설사용료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현재 천안축구센터 숙소 50% 감면 금액이 일반여관 등의 숙소비의 2배 이상 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다른 팀들도 정규시즌이나, 성수기 이외엔 사용하지 않고 있고 단기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천안FC는 올해 천안시 지원예산 3000만원이 삭감됐으며 예산삭감요인으로 시설사용료 감면 등에 따른 숙소사용 및 운동장 사용 혜택부분을 반영한 것을 고려하면, 시설공단의 일방적 통보는 천안FC의 예산을 이중으로 삭감해 완전히 팀을 고사시키는 어이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천안FC 시설 무료 사용 배경

천안FC는 2011년 7월과 2012년 4월 천안시 축구센터 관리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를개정해 축구센터 운동장과 숙소를 무료로 사용해왔다.
천안시의회의 두 차례의 조례 개정은 천안FC가 지난 2005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창단된 축구단으로 6년간 정규리그경기, 프로팀과의 경기, FA컵대회, 전국체전 충남대표 출전 등 활발한 경기 운영으로 천안을 대외에 알리고 학생들에게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등 지역 축구발전에 공헌한 점을 감안한 결과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축구센터를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은 사용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시설공단은 지난 달 28일 ‘천안FC축구단은 휴게실 사용료를 납부하고 미납 시 휴게실 내 모든 비품을 정리해야 하며 3월1일부터는 난방·전기시설에 대한 사용을 통제 및 금지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지문을 붙였다.
이에 천안FC는 조례의 개정취지대로 무료사용을 유지해달라는 청원을 지난 8일 천안시의회에 제출했고, 의회는 ‘시는 입법 취지대로 시행하는 동시에 시설공단과 천안FC가 서로 원만한 합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천안FC 지원을 위한 조례 개정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청원의견서를 시에 전달했다.

개정 조례안 해석차 크다

법적공방까지 가게된 배경에는 개정된 조례안에 대한 두 단체의 해석차가 있다.
개정된 천안시 천안축구센터 관리·운영조례 12조2항은 ‘천안시가 직접 투자하여 설립한 법인, 대한축구협회 산하 천안을 연고로 하는 리그팀에 대하여 시설사용료 전액을 감면할 수 있다’고 <개정 2010.8.11, 2011.6.1, 2012.4.9>되어 있다.
시설관리공단은 ‘시설사용료 전액을 감면할 수 있다’는 강제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료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대한축구협회 산하 천안을 연고로 하는 리그팀이 모두 9개 팀으로 천안FC만 사용료를 감면해 준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무엇보다 공익과 수익을 보장해야 하는 시설관리공단 입장에서는 공익도 중요하지만 수익개선을 위해 사용료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천안FC 안창영 이사장은 “시설관리 공단이 형평성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정작 천안시청 축구단은 한해 시민세금을 20억이나 쏟아 부으면서 모든 시설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안창영 이사장은 그동안 축구센터 시설을 무료로 사용하면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례상에는 사용일수를 제한하지 않았지만 시설공단은 규정에도 없는 3일만 사용하라고 제한했으며, 방송시설이나 관람조건이 좋은 A구장을 신청하면 A구장의 사용일정이 없음에도 B구장을 쓰도록 반려했고 야간 연습시 배려 없이 시간이 다 됐다고 일방적으로 조명을 내리는 등 비협조적이었다는 것.
또 천안FC는 객실을 2인실 4개, 10인실 2개 사용하는데 2인실에 4명, 10인실을 15명 내외로 사용하는 열악한 환경이라는 주장이다. 천안FC가 처음 10개의 2인실을 사용해오다 시설공단측이 외부팀에게 대실을 하겠다는 협조 요청이 있어 4개로 줄였다는 것이다.
주3회 이용제한과 관련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축구장 이용은 4개월 전 인터넷을 통해 사용 예약을 받고 있다”며 “천안FC 이용 횟수 제한은 동호회 같은 다른 팀을 위한 조치지만 시합이 없는 날에는 천안FC가 사용할 수 있게끔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천안FC 안창영 구단주는 “시는 해마다 지원예산을 삭감하고 있고, 시설공단은 의회에서 정한 조례와 청원의견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높은 사용료를 징수하려 한다”며 “이는 천안FC가 더 이상 축구센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천안FC는 현재 축구센터 제반시설 무료사용 지위 및 권한 확인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천안시도 시설공단에 대한 관리소홀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본안소송 때 함께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