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 대형마트와 기업형 SSM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이 다음 달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유통산업발전법이 지난 1월23일 일부 개정돼 국회를 통과했으며 오는 4월24일 시행에 들어간다.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12조2항에 따르면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및 대규모점포등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相生發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대형마트(대규모점포에 개설된 점포로서 대형마트의 요건을 갖춘 점포를 포함한다)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하여 영업시간 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여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개정법의 주요 관심사인 ▶영업시간은 ‘오전 0시부터 오전10시(기존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 안에서 제한할 수 있다.’ ▶의무휴업일은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기존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의 범위에서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다.)
또한 영업시간과 의무휴업일을 지키지 않을 경우 1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기존 3000만원)
천안시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천안지역 대형마트와 SSM에 대하여 영업시간은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의무휴업일은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로 정하기로 했다.

영업시간, 의무휴업일 지정 근거마련

천안시는 지난 2012년 1월17일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5월21일 관련조례를 개정 공포하고, 27일 대형마트 7곳, 기업형슈퍼마켓 18개소에 대해 오전 0시부터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안했다. 또한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을 의무 휴업일제로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시행 2개월 만인 지난 2012년 7월20일 롯데쇼핑 외 6개 대형마트가 천안시장외 7개 시·군을 상대로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을 취소하는 소제기와 함께 효력집행 정지신청을 대전지방법원에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규제가 풀렸다. 이후 지난 2013년 1월 천안시장외 7개 시·군은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상위법 ‘영업시간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을 할 수 있다’를 지자체 조례에서 ‘해야한다’로 , 권한을 남용했으며 절차상의 ‘사전처분’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천안시는 대형마트의 재 소송 여지의 사전 차단을 위해 지난해 11월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 의무휴업일 지정을 위한 근거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천안시 관계자는 “사전에 위법성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지식경제부의 법적자문까지 구하고 충분히 대형마트측과 사전처분 등의 과정을 거쳤다”며  “연구용역을 통해 대형마트 규제 조례 근거를 마련한 만큼, 지난번과 같이 대형마트 소송에 휘말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천안 대형마트 밀집도 전국에서 1위, 개인소비도 전국 최고
대규모점포 규제효과 월 2회 일요일 휴무 가정 약216억원

천안시는 지난해 11월 ‘대규모점포등에 관한 의무휴업 범위와 영업시간 제한한 관한 연구’를 남서울대학교 부설연구소 동아시아유통정보센터에 의뢰했다.
이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SSM 영업시간 규제와 의무휴업일 지정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
연구결과에 따르면 천안지역의 대형유통업체 밀도뿐 아니라 대형마트에 소비하는 금액도 전국 최고로 나타났다.
또한 천안지역의 대형유통업체 포화상태는 골목상권 침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천안지역의 대형마트는 2001년 4개에서 2012년 8개로 평균 6.9% 증가(2012년 9월 기준)했으며, SSM은 2001년 1개에서 2009년부터 급속히 늘어 2012년 13개로 평균증가율 36.3%를 기록했다.
대형마트당 인구수는 7만1828명으로, 전국평균 10만5609명이나 7개 광역시 평균 11만784명보다 훨씬 적어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도소매업체는 전체 사업체와 비교했을 때 2007년 24%에서 2011년 23.58%로 줄었으며, 도소매업 종사자 역시 전체 대비 2007년 11.82%에서 2011년 10.85%로 감소했다. 소매업 경우는 더 심각했다. 소매업 사업체는 2007년 18.5%에서 2011년 17.54%로 줄었고, 종사자도 2007년 8.3%에서 2011년 7.37%로 1%p 감소했다.
매출도 대형점은 2005년~2012년까지 8년 동안 84.8% 증가했지만 동네슈퍼는 같은 기간 매출이 약 6% 줄어드는 등 대형유통업체가 늘면서 골목상권의 중소유통점이 침체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천안시민 1인당 대형업체 소비액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만원이 넘을 정도로 대형마트 소비성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천안시민 1인당 한해 109만원 소비

2011년 천안지역 대규모점포 매출액은 6290억원으로 천안시민 1인당 109만4490원을 소비했다. 이는 전국 최고 수준으로 전국 평균 75만7448원보다 34만원이나 많은 것이며, 인구비중대비 대형마트 매출액 비중에서도 천안은 1.42로 전국 최고였으며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울산(1.23)보다도 높았다.
동아시아유통정보센터는 이런 결과에 대해 천안시민의 소비성향이 타 지역보다 높기 보다는 지역에 다수 출점한 대형마트의 과다경쟁 및 마케팅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대형마트 한 개당 면적은 전국평균의 84.7%로 천안지역은 상대적으로 적은 면적의 대형마트가 다수 출점해 과도한 경쟁과 근린상권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SSM은 단위면적당 매출액이 전국평균 65%에 불과해 그만큼 경쟁이 과열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SSM과 전통시장의 평균거리는 6.84km로 천안외곽 독립 상권인 병천, 성환, 입장을 제외할 경우 모두 전통시장 반경 5km 정도에 대형마트 2~3개가 위치해 있어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SSM과 대형마트의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통정보센터는 천안시 소재 기업형 SSM의 단위면적당 매출이 전국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롯데슈퍼와 GS슈퍼가 중규모로 대형마트와의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대형마트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단위매출액이 적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의 경우 단위 매출액이 적으나 익스프레스의 소매포화지수가 높았으며 그 이유가 타 업체보다 소규모 매장으로 골목상권에 진출해 대형마트의 영향력을 최소화 하고 골목상권을 선정했기 때문으로 보았다.

소비자, 월 2회 주말 휴무가 적정

소비자 남성 15명, 여성 177명과 중소상인 7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도출됐다.
소비자의 식품구매업태는 대형마트가 51.1%, 인근동네 슈퍼 15.3%, 동네상가 13.7%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업형 SSM의 이용은 2.6% 나타났다.
비식품구매업태는 대형마트 26.0%, 백화점 15.1%, 인터넷쇼핑 13.0%, 전문점 12.0% 순으로 조사됐다.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 거리는 3~5㎞, 1~3㎞ 순이었으며 대형마트 적정휴무일을 묻는 질문에는 월 2회 주말 24.1%, 월2회 주중 22.5%, 월 1회 주말 12.6%, 월1회 주중 11.5%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업시간 규제와 관련해서는 오전 10시~오후 10시 35.5%, 오전 10시~오후 12시16.8%, 오전 8시~ 오후 10시 순으로 적정 마트운영시간 이라고 답했다.
중소상인을 대상으로 대형마트가 중소유통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의와 관련 74%가 영향을 미치고 있고, 67%가 대형마트 의무휴무가 중소유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매출영향업태를 묻는 질의에는 대형마트 59.8%, 인터넷쇼핑 17.1%, 기업형 SSM 13.4%, 홈쇼핑 6.1% 순으로 조사됐다.
중소상인은 대형마트의 영향요인으로 과잉마케팅과 이벤트와 과다경쟁을 꼽기도 했다.
의무휴업영향에 대한 설문에 대해서는 ‘도움이 됨’ 35.8%, ‘매우도움이 됨’ 30.9% 이라고 답했으며 시간규제강화에 대해서는 ‘매우 도움 됨’ 34.1%, ‘도움이 됨’ 32.9%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과다출점, 과다경쟁

동아시아유통정보센터는 대형마트가 신규 출점한 상권은 사업체수의 경우 모든 업종이 감소한 반면 매출은 모든 업종이 증가했는데 이는 대형마트가 출점함에 따라 소규모 점포는 퇴출되고 생존한 점포는 규모화를 통해 매출규모가 확장됐기 때문으로 보았다.
또한 종사자 수는 대형마트가 있는 종합소매를 제외하고 모든 업종에서 감소, 특히 음식료품과 가전용품은 각각 27%, 22%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동아시아유통정보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천안에 대규모점포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다하게 출점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과잉경쟁과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중소유통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위축되어 대규모점포에 대한 일정부분 규제가 필요한 것으로 사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정정휴무일로 소비자의 선택은 월2회 주중 혹은 주말이 가장 선호하는 규제 형태이나 규제효과를 고려하면 주말 중 하루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규모점포 규제효과는 2011년 대향마트매출 5383억원을 기준으로 월 2회 일요일 휴무를 가정하면 약 216.15억원이 중소유통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동아시아유통정보센터는 대형마트가 휴무한다면 휴무일 매출의 34,8%~45.2%가 중소유통의 매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고, SSM은 휴무일 매출의 41.3%~57.5%가 중소유통의 매출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형마트규제로 중소유통중 가장 큰 효과를 보는 업태는 동네상가 78억, 동네슈퍼 66억, 중형 슈퍼 50억 순으로 나타나고 전통시장 24억은 규제효과를 가장 적게 얻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