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문대는 홍성봉씨(오른쪽)가 학문에 매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그의 아내 타루모토 미수즈씨(왼쪽)에게 애부상(愛夫賞)을 수여했다. |
인생 황혼기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71세 만학도의 학구열과 그를 헌신적으로 뒷받침한 아내의 사랑이 대학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고령과 장애를 극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홍성봉(71)씨와 평생 그의 불편한 다리가 돼 준 타루모토 미수즈(66)씨다.
홍성봉씨는 1964년 학군사관후보생(ROTC) 2기로 임관해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베트남 전쟁 중 맹호부대 공병 중대장으로 복무하던 1972년 홍성봉씨가 타고 있던 헬기가 격추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홍성봉씨는 뼈가 단축, 만곡되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 후유증으로 홍씨는 목발에 의지하며, 진통제 없이는 단 하루도 생활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홍씨는 학문탐구에 매진해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이처럼 홍성봉씨가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를 지극정성으로 뒷바라지 한 일본인 아내 타루모토 미수즈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타루모토 미수즈씨는 장애로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는 남편 홍성봉씨를 위해 매일 2시간씩 물리치료를 받도록 했다. 또 정기적인 병원진료를 비롯해 외출할 때마다 남편의 불편한 다리 역할을 해줬다.
특히 일본인으로서 한국사회에 적응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남편을 위한 손과 발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며 남편의 학비까지 지원했다.
홍성복씨가 수업을 받으러 학교에 올 때면 그의 곁에는 늘 아내 타루모토씨가 지키고 있었다. 홍성복씨와 타루모토씨는 어느새 학교에서 잉꼬부부로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 14일(목) 선문대학교 학위수여식장에서 홍성봉씨는 “아내가 없었다면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할 일 이었다”며 “아내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 대해 늘 고맙게 생각해왔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성봉씨의 논문주제는 ‘남북 평화경제공동체 형성을 중심으로 한 남북통일운동에 관한 연구’다. 선문대는 홍성봉씨가 학문에 매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그의 아내 타루모토 미수즈씨에게 애부상(愛夫賞)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