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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29일 아산시 인주면을 찾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주민들과의 대화에서 2012년까지 황해경제자유구역 사업자 선정을 하지 못하면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기한을 넘겼지만 인주면민들에게 아무런 해명조차 없다. |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충남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도지사를 믿고 1년만 시간을 주면 사업 파트너를 물색해 이 자리에 데려 오겠다. 충남개발공사도 일정규모의 지분을 갖고 참여해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 만일 1년 안에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백지화 시키겠다. 충남의 미래를 위해서 인주지구 주민들이 합의해 달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011년 6월29일 아산시 인주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대표들에게 한 약속이다.(충남시사 7월1일 보도) 당시 3년째 표류중인 황해경제자유구역(황해특구)과 관련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처음으로 밝힌 공식 입장이었다.
안 지사는 이날 “황해경제구역은 충남이 세계로 뻗어나갈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미래 성장동력이며,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사업”이라며 인주면민들의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당시 3년째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던 주민들은 사업계획의 즉각 철회와 지구해제를 요구했다. 이날 김금섭 황해특구 인주지구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황해특구 지구지정 이후 주민들은 부채상환을 위해 헐값에 땅을 내놔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더 심각한 것은 나무 한 그루 못 심고, 집 한 채 못 짓는 통제받는 생활이다. 막연하고 불투명한 사업계획에 주민의 삶을 더 이상 희생시킬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1년 6개월 여 시간이 더 지났다. 2013년 1월15일 현재 충남도는 그동안 황해특구 사업자 선정도 하지 못했고, 이에 대한 책임있는 해명조차 없는 상황이다. 사업의 진행여부를 몰라 답답해하던 인주면민들은 끝내 쌓인 불만을 터뜨렸다.
김은종 걸매리 이장은 “도지사가 2012년 12월31일까지 사업자 선정이 안 되면 백지화 하겠다고 여기에 와서 약속했다”며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안희정 도지사가 약속을 했으니 도지사가 와서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속기한 넘긴 충남도, 인주면민에 해명조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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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종 걸매리 이장이 복기왕 아산시장에게 황해경제자유구역 시행여부에 대해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약속한 2012년 12월31일을 넘겼는데도 아무런 해명조차 없다고 항의했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당초 인주면민과 약속한 2012년 12월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못했고, 사업자 선정을 못하면 계획을 백지화 시키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또 2011년 6월29일 안희정 지사가 직접 인주면 주민대표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해명이 없었다. 이에 대한 인주면민들의 충남도 행정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또 대화 중에는 걸매리 갯벌을 매립해 황해특구에 포함시키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함께 평택과 당진은 항만개발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데, 아산시만 보존을 이야기 하는 것은 시대착오라며 시장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충남도는 향후 1월에 황해청 주관으로 주민설명회를 실시하고, 사업자가 제출한 보완서를 검토한 후 3월 안에 시행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황해특구, 394만평→189만평→107만평 축소 조정
황해경제자유구역은 2008년 4월25일 구역이 확정되고 같은 해 5월 개발계획 승인과 지정 고시된 이후 해당지역 주민들에 대한 행위제한에 들어갔다.
이어 사업시행자 선정을 위해 국내 50개 대기업과 9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의향을 조사한 결과 이듬해인 2009년 4월 LH(한국토지공사)가 사업제안서를 단독 제출해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LH를 선정했다.
이를 근거로 2009년 12월 충남도지사, LH사장,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이 개발계획이행 기본협약을 체결했지만 별다른 진척 없이 3년째 표류하다 2011년 4월 LH가 재무악화 등을 이유로 사업포기를 선언했다.
당초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충남도와 경기도가 함께 시행하는 사업으로, 충남도 당진군, 아산시, 서산시, 경기도 평택시와 화성시에 걸쳐 총 5개 지구 5505만㎡에 추진돼 왔다.
이 중 아산시 인주면은 1302만5000㎡(394만평)가 황해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됐으며, 사업비는 1조3395억원 규모였다. 사업은 총 3단계로 나눠 계획됐는데 1단계는 2013년 187만평, 2단계는 2019년 35만평, 3단계는 2025년 172만평을 개발해 주거(14.3%) 산업유통(17%) 상업업무(5.2%) 관광시설(16.6%) 공공시설(46.9%)로 조성한다는 방침이었다.
황해자유구역청은 2011년 사업파트너였던 LH가 사업포기를 선언한 이후 경제자유구역의 취지를 살리고, 사업성과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고려해 처음 계획했던 394만평을 189만평으로 다시 107만평(사업비 7103억원)으로 축소 조정했지만 지금까지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로 지구지정 5년째인 황해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된 인주지구 주민 798가구 1828명은 각종 규제에 묶여 반대목소리를 높여 왔다.
황해특구 인주면 주민들이 반대해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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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방문했던 2011년 6월29일 황해경제자유구역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인주면 거리 곳곳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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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황해특구는 바다와 맞닿은 인주면 걸매리와 냉정리 일원으로 82%가 논이며 절대농지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현재 주민들은 물론 농민단체와 환경단체 등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황해특구를 반대했다.
▶식량 자급률이 26%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서 우량농지를 없애고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은 식량주권을 위협하는 선택이다.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 보다는 당장 땅값이 싸고, 개발이 쉽다는 이유만으로 우량농지를 산업단지로 바꾼다는 발상은 경제 상식으로도 맞지 않는다. ▶굴지의 대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인주면에 들어왔지만 원주민들에게는 환경오염과 교통사고 위험만을 안겨줘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주민들이 당장 삶의 터전을 잃게 생겼는데, 충남의 미래를 위해 땅을 내달라는 논리는 과거 개발독재 논리와 다르지 않다. ▶임차농민과 남의 터에 집짓고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들에게는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땅을 처분해 빚을 갚으려 해도 황해특구 지정 이후 토지거래가 안 돼서 부채가 더욱 쌓이고 있다. ▶황해특구는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인데, 금융·의료·교육·노동·인권 등 각종 반 사회적인 현상을 조정할 안전장치가 없다.
반면 일부 토지주들은 개발은 단계적으로 하더라도 2013년 안에 ‘현실성 있는 일괄보상’을 한다면 타협의 여지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외지인 소유의 토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적 특성상 소작농민이나 고령농가에서는 이주대책이나 삶의 기반붕괴를 크게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3개월 후에도 안 되면 누가 책임지나?
주민, “도지사 약속, 도지사가 해명하라” … 시장, “3개월만 더 기다려 보자”
다음은 지난 15일(화) 오전 10시20분 복기왕 시장의 연두순방에서 인주면민들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김은종(걸매리 이장): (황해경제자유구역에 대해) 도지사가 2012년 12월31일까지 사업자 선정이 안 되면 설계상의 문제로 백지화된다고 여기에 와서 말했다. 그동안 사업자 선정이 안되다가 지난 12월24일 어느 업체인지 신청해서 보완서를 제출하라고 했다는데 그것도 말이 안 된다. 도지사는 황해청으로 미루고, 황해청은 도청으로 미룰 것이 아니라 도지사가 와서 설명해야 한다. 도지사가 약속을 안 지키면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설계기간도 1년 반이 필요하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1년이란다. 일 추진이 다 끼워 맞추기다.
인주면민의 양해를 바라는데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시장은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다. 도지사가 약속한 거니까 도지사가 와라.
복기왕(아산시장): 12월24일에 어느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서류 미비로 보완중이다. 지금까지 오래 기다렸는데 3개월만 더 이 제안이 타당한지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으면 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이다.
걸매리 갯벌매립지를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진행했으면 하는 게 제 생각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절차와 과정이 다르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을 백지화 시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인지 아니면 다소의 가능성을 찾아 기다려 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한다.
김은종 걸매리 이장: 황해청에서는 12월24일에 접수된 업체가 있고 1월에 하기로 하는 업체가 또 하나 있다고 한다. 우리가 3개월을 기다려야하는 업체가 어느 업체이냐 시장님이 3개월만 더 기다려 달라고 그러는데 그때 가서 또 다른 업체가 나와서 또 기다려 달라 그러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아니면 좀 더 좋은 방안을 모색해라.
이진희(공세1리 전 우체국장): 황해경제자유구역 사업 추진이 너무 미비하다. 인근 평택, 당진은 제방, 도로공사 등으로 꿈틀대는데 아산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도에서 안하면 시에서 움직여서 해라. 시에서 요지부동하고 있다. 시장님이 좀 더 과감하게 움직여라.
복기왕 아산시장: 열심히 하라는 채찍의 말씀으로 듣겠다. 평택, 당진의 사업은 예전부터 추진되어 오고 있는 것들이다. 최근 새로 시작하는 사업은 전무하다.
이병수(공세리 주민): 황해경제자유구역 사업이 추진이 잘 안돼서 김은종 이장이 사업지구 변경을 요청했다. 그 요청에 대한 황해청 답변서를 봤는데 좀 불쾌했다. 아산시만 환경문제, 갯벌만 거론한다. 아산만방조제 수문은 걸매리 갯벌로 위치를 바꿔 갯벌을 온전히 보존할 수 없다. 시장님은 마인드를 확실히 해달라.
복기왕 아산시장: 지금까지 여러분들과 수차례 얘기를 했다. 시간 끌기 위해 하는거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데 길어봤자 3개월이다. 매립 사업을 안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개인 사업자가 수익을 내기 위해 해야 하는데 경제가 어려워 진행이 안 되는 거다.
이병수(공세리 주민): 황해경제자유구역 문제가 사업자만 선정되면 주민들이 100% 찬성하는 줄 알고 있다. 걸매리 주민들은 이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매립사업 문제도 시간이 문제이다. 시간을 끌면 사업자들이 다른 곳을 찾아 간다.
이은철(고려레미콘 대표): 주민들은 내용은 잘 모른다. 결과만 따진다. 시장님은 황해경제자유구역사업이나 매립사업을 전적으로 동의하는가. 시장님의 의지가 중요하다.
복기왕 아산시장: 이 문제는 시장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경제적인 상황이다. 사업자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 3월까지 도에서 사업자 선정하는 과정을 보고 도에서 이미 정책적으로 말씀 드린 것처럼 백지화 단계로 가는 것이 흐름인 것 같다. 그런 정도로 상황에 대한 공감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