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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몸이 만드는 온전한 내집

등록일 2001년04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평생 소원이던 내 집을 짓는 일이라 힘든 줄 몰라요.” 몸 가릴 데 없는 뙤악볕 아래 문순선(여·47·지체장애 4급)씨는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내집 마련 꿈에 부풀어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집 마련은 한낮 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문씨는 국제해비타트 운동본부가 사랑의 집짓기 행사를 벌이고 있는 아산시 도고면 금산리 ‘화합의 마을’에 입주할 1차 선정주자 60가구 가운데 한 명으로 뽑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5백시간 이상의 자원봉사를 해야 한다는 입주조건 때문에 불편한 몸이지만 공사하는데 힘든 줄 모르고 참여하고 있는 것. 문씨는 아홉살때 골수염을 앓아 왼쪽 다리에 장애를 얻게 됐다. 남편인 이종록(57)씨도 소아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2급 장애인. 4년전 재혼해 충남 홍성에서 살고 있는 문씨 부부는 자식이 8명인 대가족이지만 수익이 별로 없어 1년에 두번꼴로 이사를 다녔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10평에 불과해 아이들이 부엌과 마루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다. 남편은 아산만 방조제에서 음악테이프 노점상을 하고, 문씨는 포장마차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문씨는 최근 포장마차를 과감히 포기했다.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문씨는 벌이는 줄었지만 내집 마련 꿈에 요즘 “살맛이 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아침 일찍 트럭을 운전해 남편을 노점 장소에 내려주고 세살박이 막내딸은 공사장 인근 놀이터에 맡기고 힘든 일을 하지만 항상 싱글벙글이다. 문씨는 “온 가족이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는 내집 마련 꿈이 이뤄졌다”며 “입주하면 예쁜 거실을 꾸며보고 싶다”고 밝혔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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