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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숙(49·단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TV나 각종매체를 통해 ‘큰 키’에 익숙해지면서 정상 범주에 속하는데도 ‘키가 작다’고 진료실을 찾는 아이들을 자주 만난다. 반면 정밀 검사와 치료를 요하는 작은 키의 어린이가 뒤늦게 찾아와 ‘조금 더 일찍 왔으면 더 좋았을 걸’ 싶은 경우도 있다.”
유지숙(49·단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진료실에는 자녀를 1㎝라도 더 키우고 싶은 부모들이 줄을 잇는다.
“흔히들 ‘키 크는 약’이나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키를 크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잘못된 의학지식이며,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 교수에 따르면 부모의 평균키에서 남자는 6.5㎝를 더하고, 여자는 6.5㎝를 뺀다. 이 값에서 대략 5~6㎝를 가감한 범주에서 최종 성인키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유전인자 외에도 영양섭취나 운동, 만성 질환, 정서적 상태 및 약물 등이 키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은 최종 성인 키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사춘기 이전의 소아는 정상적으로 1년에 5~6㎝씩 자라는데 3세가 넘어서도 1년에 4㎝ 미만으로 자란다면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사춘기가 시작되기 이전인 8~9세에서 1년에 7㎝ 이상자라면 성조숙증이 우려된다.”
사춘기 이전에 키가 작아 걱정 하다가 갑자기 성장 속도가 빨라진 후 초경을 보여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매년 성장속도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유 교수는 “진료실을 찾는 어린이 중 간혹 내분비계 질환이나, 만성 질환, 염색체 이상, 특정 증후군 등으로 키가 자라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의학적으로 ‘저신장’에 해당되는 소아는 꼭 진찰을 받아볼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성장호르몬 치료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여가 요구되는 만큼 부작용에 대한 사전 지식과 전문 의료인을 통한 주기적인 진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키의 크고 작음은 그 사람의 신체적인 특성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신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세상을 가치있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