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보는 것 아니야’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아산교육지원청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된 지난 13일, 아산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가 비상식적인 권위의식으로 기자를 짓눌렀다.
감사를 마친 자리에서 김지철 위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자료를 요청한 기자에게 ‘니들이 보는 것이 아니야’라며 두 번에 걸쳐 으름장을 놓았다.
당시 김광희 아산교육장의 답변은 감사장 안 여러 녹음기를 통해 녹음이 되었고 기자도 함께 녹음을 했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사실전달을 위해 자료를 요청한 것인데도 해당 과장은 고압적인 막말로 거부했다.
특히 기자는 한 언론사의 대표로, 해당 과장은 아산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의 대표로 마주한 자리에서 그 같은 막말을 하며 으름장을 피운 언사는 분명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기자가 막무가내로 자료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 그저 이미 공개된 자료를 요청했을 뿐이다.
이에 앞서 충남도교육청의 한 관계자에게 자료를 요청했을 때 이 관계자는 ‘개인신상정보가 첨부된 자료가 외부로 반출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에 기자도 자료를 공개 할 수 없는 이유를 들은 터라 거듭 요청하지 않았다.
이처럼 아산교육지원청의 해당 과장이 답변자료에 대해 공개해서는 안 될 중차대한 사항을 설명해주었다면 기자도 이해했을 것인데, 이런저런 설명 없이 막말로 응대한 것은 아산교육지원청의 빗나간 ‘권위의식’을 대변하는 듯 했다.
기자가 요청한 자료에는 김지철 위원이 질문한 ‘사립학교에 대한 법정부담금 납부를 어떻게 독려했으며, 미납 사립학교에 대한 대책방안은 무엇인지’를 비롯해 ▷초등학교 학습준비물에 대한 자료의 불성실함 ▷일선교사가 왜 방과후학교 교사의 수당을 지급하고, 급식운영비를 집행하는지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정년을 60세 연장하지 않은 학교에 대한 독려방안 ▷인주중학교과 동화기업 간의 문제를 위한 적극적인 해결의지는 있는지 ▷초·중학교 교사의 잦은 출장을 줄일 수 있는 방안 ▷학생들이 성교육을 단체로 받지 않고 학년별로 10시간씩 받을 수 있는 방법마련 등에 대한 김광희 아산교육장의 답변이 담겨있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는 자료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 외에도 아산시민의 알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지철 위원은 지난 1년간 교육위원회와 관련된 90여 개의 조사·통계자료 중 18개를 엄선해 일목요연하게 질문했다.
그 중에는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감사 대상자를 당혹스럽게 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답변자료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김지철 위원이 그간 노력한 것을 수포로 돌리겠다는 아산교육지원청의 의지인지 의심스러웠다.
또한 김지철 위원은 “방과후학교 교사의 급여에서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5~8%를 공제한 학교를 꼭 밝혀 달라”고 주문했으며, 조남권 감사반장은 “학교폭력 상담용 휴대폰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학교에 대해 점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비상식적인 권위의식에 사로잡힌 해당 관계자가 충남도의회 위원들의 요구에 아산교육지원청의 허물을 밖으로 드러내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지,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허물의 상처가 곪을 대로 곪아도 호질기의(護疾忌醫) 할 것인지는 두고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