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준 규(28·아산시)
일만 하는 아버지, 남들이 먼저인 아버지, 예뻐도 부서질까 두려워 따듯하게 안아주지 못한 아버지, 강희복 아산시장은 그런 아버지였다.
강 시장의 삼형제 중 장남인 준규(28)씨가 그런 아버지 밑에서 배운 것은 “강한 사람이 되라”였다. 강한 사람이 될 수 없어 어머니의 품속에서만 지낸 준규씨가 다시 강한 사람이 된 것은 8년 전부터였다.
98년 선거에 서강대 재학중 휴학하고 강 시장을 도와 선거활동을 했고, 이번 선거에도 회사에 두달간 휴가를 내어 도왔다. 단순한 서류정리와 연락이 잘 될수 있도록 하는 업무가 준규씨 소임의 전부였지만 간간이 강 시장의 시정에 대한 구상을 보며 강직한 아버지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시민을 위해 산다는 것, 남을 위해 살아준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가족에게 소홀한 것이 아니고 아산이라는 더 큰 가족을 안고 살아가시는구나”라고 준규씨는 느꼈다.
충남도청에서 강 시장이 일했던 준규씨의 어렸을 적, 아버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청을 휘젓고 뛰어다녔지만 혼 한번 내지 않고 따스한 눈으로만 보던 아버지였다. 지금은 그 따스한 눈길 속에 아버지의 사랑과 큰 것을 남기고자 하는 사나이의 열정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 아들 준규씨.
강준규씨는 “아들 때문에 눈물 한 번 흘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 흘린 눈물을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항상 강한 아버지의 모습만 보고 싶습니다”라고 회고한다.
“어려운 살림에 독학하며 커온 아버지였던지라 우리에게도 아버지 품안보다 자신의 힘으로 성장하길 바랬던 마음을 사랑하게 됐다”며 아버지의 사랑을 얘기했다.
그런 강한 아버지이지만 강 시장에게 최고 기쁨의 순간은 시장에 당선됐을 때보다 아들 준규씨를 낳을 때였다. 또 “자녀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강 시장은 말한다.
당선이 확정되던 그 순간에도 시정구상을 하던 아버지에게 준규씨는 아들이 아닌 야망을 실현하는 같은 사내로서 한마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저희 삼형제를 강하게 키우신 것처럼 아산시도 교육, 경제, 문화가 강한 도시로 키우는 아버지의 모습을 기대한다”며 준규씨는 다시 직장인 서울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