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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반대집회에 다녀온 김종환씨는 '정부와 정치권' '언론'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
“농업에 종사하는 자체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 노력만으로 절대 되지 않는 것이 농업이다. 악천후를 만나서 아무것도 못 건지기도 하고, 가격폭락으로 수확 자체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농자재 값은 오르는데, 농산물 가격은 제자리다. 우리 주식인 쌀값만 비교해도 20년 전 가격 그대로다. 그러나 비료값은 작년에 비해 20% 올랐고, 20년 전보다는 6~7배 올랐다. 농민들은 이런 극한상황을 버티고 있는데, 이제는 중국에 시장마저 내주려 한다.”
7월3일~5일 한·중 관료들은 FTA 2차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양국은 FTA협정의 포괄적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 맞춰 전국 각지에서 들고 일어난 농어민들은 서울과 제주도에서 대규모 반대시위를 벌였다. 반대시위에 동참했던 아산시농민회 김종환(49)씨를 만났다.
“칠레, EU(유럽연합), 미국에 이어 이제는 중국이다. 중국은 정말 무서운 나라다. 지금 우리 생활용품 중에 중국산이 아닌 물건이 있는가. 심지어 웬만한 식자재까지 중국농산물로 넘치고 있다. 마늘 값 오르면 중국마늘이, 배추 값 오르면 중국 배추가 기다렸다는 듯이 들어오지 않는가. 대형할인매장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까지 조개, 생선 등 각종 해산물부터 숙주, 고사리, 콩나물, 버섯, 두부, 콩 등 농산물까지 중국산 아닌 것을 찾아 볼 수 없다. 지금도 이런데 빗장까지 활짝 열어주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불을 보듯 뻔하다.”
그가 분노하는 것은 농업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였다.
“한·중FTA는 농업에 대한 사형선고가 될 것이다. 삼성이나 현대 등 대기업이 나라를 얼마나 부강하게 만드는지 모르지만, 그들을 이만큼 키우고 성장시킨 것은 노동자와 국민들이 인내할 결과물이다. 언제까지 농업을 희생양으로 내세울 것인지 답답하다.”
끝으로 그는 언론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땅의 400만 농어민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한·중FTA 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언론들은 한낱 가십거리도 안 되는 이석기 의원을 쫓으며 본질을 호도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처음엔 값싼 수입 농산물이 달콤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