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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주중학교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등은 동화기업의 소각로 증설을 더 이상 방관하기 않겠다며 연대투쟁 할 것을 선언했다. |
“토할 것 같아서 수업을 못하겠어요. 냄새 때문에 교실 창문도 못 열고, 밥도 못먹겠습니다. 냄새 때문에 운동장에도 못나가겠습니다. 하루 종일 교실 창문은 꼭꼭 걸어 잠가야 합니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해방되고 싶습니다.”
“한 여름에도 교실 환기를 시킬 수 없습니다. 하루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어야 하고, 체육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운동장에 나갈 수 없어 답답합니다.”
“제발 냄새 안 나는 교실에서 공부 할 수 있게, 운동장에서 맘껏 뛰놀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미 수년 전부터 인주중학교와 인접한 동화기업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학생과 지역주민 사이에 논란이 돼 왔지만 법적기준치 이내라는 이유로 조업은 계속됐다. 그러는 사이에도 학생들은 악취로 인한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 등을 호소해 왔다. 또 몇몇 학생들은 병원치료를 받고, 몇몇 학생들은 학교를 옮겨야 했다.
자녀가 중학교 진학을 앞둔 일부 학부모들은 동화기업 때문에 타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 인주중학교 진학을 피하기 위한 고민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생업 때문에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들은 인주중학교에서 3년간 공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화기업㈜ 아산공장은 아산시 인주면 문방1리 9만4878㎡ 부지에 위치한 기업으로 MDF(합판 등 목질판상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최근까지 이용하던 일일 94톤 규모의 소각시설(바이오매스 열회수 시설)을 폐기하고 새롭게 일일 350톤 규모의 소각시설을 신축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학부모·시민단체 “더 이상 못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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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주중학교 김다혜 학생은 “학생들 몸에 이상이 생기고, 고통을 겪는 자체가 유해환경인데, 유해환경 기준을 논하는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결국 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 등은 지난 6월13일 인주중학교 학생들의 학습권과 환경권을 지켜 달라고 각계에 호소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화기업의 소각로 증설을 더 이상 방관하기 않겠다는 것이다. 또 더 이상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를 방치할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고통을 겪어왔던 학생과 학부모들은 등교거부는 물론 학생들의 학습권을 되찾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재길 인주중학교 운영위원장은 “아산시와 교육지원청 등 관계기관도 원론적인 입장만 내세우거나 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이 사안을 봐서는 안된다. 확실한 것은 MDF 생산과정에서 심한 악취와 여러 독성물질을 내뿜는다는 것이고, 지난 십 수년간 고통을 받은 사람이 있다”며 “기업이 일방적으로 제공한 수치만으로 산정한 데이터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선 인주중학교 학부모회장은 “기업이 많아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논리 때문에 공해산업을 무대책으로 받아들였던 과거의 실수를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며 “학부모들은 더 이상 아이들을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각종 독성물질로 가득한 공장과 인접한 학교로 내몰 수 없다”고 말했다.
인주중학교 졸업반인 김다혜(3년) 학생은 “법적 기준이나 인체유해성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악취로 인해 고통을 느끼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냄새만 맡아도 불쾌하고, 구토가 나오고, 운동장에서 체육활동을 못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인주중학교 출신인 아산시의회 윤금이 의원은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해 주는 일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없다”며 “의회차원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 인주중학교 사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