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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할 것 같아서 수업을 못받겠어요”

인주중 학생들 수업환경 고통호소…학부모·시민단체 연대투쟁 선언

등록일 2012년06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인주중학교 학생, 학부모, 시민단체 등은 동화기업의 소각로 증설을 더 이상 방관하기 않겠다며 연대투쟁 할 것을 선언했다.

“토할 것 같아서 수업을 못하겠어요. 냄새 때문에 교실 창문도 못 열고, 밥도 못먹겠습니다. 냄새 때문에 운동장에도 못나가겠습니다. 하루 종일 교실 창문은 꼭꼭 걸어 잠가야 합니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해방되고 싶습니다.”

“한 여름에도 교실 환기를 시킬 수 없습니다. 하루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어야 하고, 체육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운동장에 나갈 수 없어 답답합니다.”

“제발 냄새 안 나는 교실에서 공부 할 수 있게, 운동장에서 맘껏 뛰놀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미 수년 전부터 인주중학교와 인접한 동화기업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학생과 지역주민 사이에 논란이 돼 왔지만 법적기준치 이내라는 이유로 조업은 계속됐다. 그러는 사이에도 학생들은 악취로 인한 두통과 메스꺼움, 구토 등을 호소해 왔다. 또 몇몇 학생들은 병원치료를 받고, 몇몇 학생들은 학교를 옮겨야 했다.

자녀가 중학교 진학을 앞둔 일부 학부모들은 동화기업 때문에 타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 인주중학교 진학을 피하기 위한 고민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생업 때문에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들은 인주중학교에서 3년간 공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화기업㈜ 아산공장은 아산시 인주면 문방1리 9만4878㎡ 부지에 위치한 기업으로 MDF(합판 등 목질판상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최근까지 이용하던 일일 94톤 규모의 소각시설(바이오매스 열회수 시설)을 폐기하고 새롭게 일일 350톤 규모의 소각시설을 신축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학부모·시민단체 “더 이상 못참겠다”

인주중학교 김다혜 학생은 “학생들 몸에 이상이 생기고, 고통을 겪는 자체가 유해환경인데, 유해환경 기준을 논하는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 등은 지난 6월13일 인주중학교 학생들의 학습권과 환경권을 지켜 달라고 각계에 호소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화기업의 소각로 증설을 더 이상 방관하기 않겠다는 것이다. 또 더 이상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를 방치할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고통을 겪어왔던 학생과 학부모들은 등교거부는 물론 학생들의 학습권을 되찾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재길 인주중학교 운영위원장은 “아산시와 교육지원청 등 관계기관도 원론적인 입장만 내세우거나 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이 사안을 봐서는 안된다. 확실한 것은 MDF 생산과정에서 심한 악취와 여러 독성물질을 내뿜는다는 것이고, 지난 십 수년간 고통을 받은 사람이 있다”며 “기업이 일방적으로 제공한 수치만으로 산정한 데이터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선 인주중학교 학부모회장은 “기업이 많아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논리 때문에 공해산업을 무대책으로 받아들였던 과거의 실수를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며 “학부모들은 더 이상 아이들을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각종 독성물질로 가득한 공장과 인접한 학교로 내몰 수 없다”고 말했다.

인주중학교 졸업반인 김다혜(3년) 학생은 “법적 기준이나 인체유해성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악취로 인해 고통을 느끼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냄새만 맡아도 불쾌하고, 구토가 나오고, 운동장에서 체육활동을 못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인주중학교 출신인 아산시의회 윤금이 의원은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해 주는 일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없다”며 “의회차원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 인주중학교 사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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