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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트라팰리스 입주민들은 탕정산업단지 이주자택지 정착촌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요구하는 탄원서를 아산시와 충남도에 각각 제출했다. 사진은 70% 공정을 보이고 있는 이주자정착촌에서 바라본 삼성트라팰리스. |
“교육, 환경, 문화, 교통 등 생활의 편의를 위한 우리의 불편과 요구는 누가 해결 해 줄 것인가. 형평성을 이유로 주민의 요구와 정 반대의 행정을 펼치는 것은 또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삼성 입주자들에게는 불편을, 원주민들에게는 경제적 자립이 멀어지도록 강요하는 충남도의 행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 명암리에 조성된 탕정디스플레이시티 산업단지 내 삼성트라팰리스 입주민 대표들이 이주자택지 근린시설 확충을 주장하며 충남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관련기사 5월22, 29일 보도)
이곳 삼성트라팰리스 입주민을 대표하는 입주자대표위원회, 부녀회, 이장·반장 등 15명은 입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탕정산업단지 이주자택지 정착촌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탄원서를 지난 5월29일(화) 아산시와 충남도에 각각 제출했다.
“삼성 가족 5만명 갈 곳이 없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구 삼성전자 LCD사업부),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에 종사하는 직원과 가족들이라로 자신들을 밝혔다.
또 자신들이 살고 있는 트라팰리스아파트는 2009년 2월 입주한 2225가구 이외에도 현재 8개동을 추가로 건립하고 있으며, 추후 전체 입주는 4000가구가 넘어 총 1만2000명이 거주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장 내 기숙사에도 1만5000여 명이 살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인력까지 포함하면 5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인원수를 장황하게 언급한 이유는 5만명 이상의 삼성과 그 가족들이 자신들이 몸담은 기업과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땅을 내 준 원주민들과 함께 살아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을 충남도지사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2009년 2월 입주해 어느덧 4년째가 되고 있다”며 “인근마을과 원만한 교류와 사회봉사를 통해 산업단지의 입지적 불리함을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산신도시가 개발되면 여러가지 편익시설이 확충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탕정지구가 백지화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며 “탕정에 입주하려는 계획을 가졌던 많은 동료들이 트라팰리스아파트를 포기하고, 다시 천안이나 수원으로 이사를 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구는 이주민 정착촌”
“우리가 살고 있는 인근에 마땅한 병원도 식당도, 학원도, 아무런 편의시설도 없다. 아산신도시 탕정지구에서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모든 계획이 백지화됐다. 이제 남은 출구는 이주민 정착촌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불편을 해소해 줄 최적의 장소로 이주민 정착촌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이주민들의 성공적인 정착과 경제적인 자립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협조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반대로 충남도청은 형평성만을 따지며 이주민들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없는 이유만을 열거하고 있다. 심지어 이주민들을 부도덕한 투기세력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이주민 정착촌은 삼성기업도시를 위해 삶터를 내주고 경제자립형 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역경을 헤쳐 나가고 있는 탕정주민들의 마지막 꿈이며 희망이다. 이주민 66가구 중 1억원 미만의 보상자 40%, 70세 이상 고령 40가구 등 원주민들이 재정착촌을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들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5억원 이상 보상받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먼저 건축비를 내주며, 자본가들의 수없는 유혹을 떨쳐가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충남도와 아산시는 행정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