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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경 회장 소유의 외암민속마을 건재고택이 미래저축은행 사태와 함께 세상에 알려지며, 경매물건으로 나와 6월4일 2차 경매에 부쳐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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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마을 주민들은 국가지정 중요 민속문화재 233호로 지정된 건재고택을 공공기관이 매입해 영구보존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
“오백년 역사의 외암마을에 더 이상 투기자본이 설치지 못하도록 공공기관에서 매입해 관리하라.”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소유로 알려진 충남 아산시 외암민속마을 국가지정 중요 민속문화재인 토지와 가옥이 줄줄이 경매시장에 나왔다. 이에 외암마을 주민들은 문화재를 비롯한 마을 자체가 투기자본으로 잠식될 것을 우려하며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매입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 회장 소유로 알려진 가옥과 토지는 외암민속마을을 대표하는 핵심건축물로 상징성이 크다. 경매물건은 건재고택을 비롯해 감찰댁, 화소원 등 기와 3동, 초가 4동, 별채 2동으로 2만3100㎡가량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1998년 중요민속자료 제233호로 지정된 건재고택은 조선 숙종때 문신이자 성리학자인 외암 이간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터를 지켜왔다. 그러다 2009년 세금체납을 비롯해 은행을 비롯한 채권채무 등으로 압류와 근저당설정 등을 거쳐 소유권이 김찬경 회장 일가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 모씨가 심경을 비관해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이후 횡령·불법대출 등으로 구속된 김찬경 회장과 복잡하게 얽힌 채권채무 관계로 최근 논란이 불거진 미래저축은행이 지난 4월 경매를 시작하자 마을 주민들이 지역의 이미지 훼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건재고택은 지난 4월30일 1차로 47억 여원에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2차 경매는 오는 6월4일 1차 금액에서 30% 떨어진 33억1900만원에 나올 예정이다. 현재 외암민속마을 관리소에는 건재고택 등에 대한 문의가 이어져 경매물건에 대한 세간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김 회장은 건재고택에서 정관계 로비는 물론 가든파티 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열거나 매년 야유회를 비롯한 마을 행사에 음식 등을 지원하는 등 지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전했다.
외암민속마을 토지·전통가옥 30%이상 외지인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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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60여 채의 전통가옥 중 12~13채가 외지인 소유며, 토지도 30% 이상 외지인들의 손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외암민속마을은 60여 채의 전통가옥으로 구성된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으로도 불린다. 집집마다 생활의 편의를 위해 현대식으로 일부 개조를 했지만 초가와 기와의 원형은 기본적으로 100~2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 마을은 지난 2000년 마을 전체가 문화재(국가지정 중요 민속문화재 236호)로 지정됐으며, 2009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유네스코) 잠정목록에 등재되는 등 중부지방의 거주생활상 및 유·무형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그러나 현재는 외암마을이 원주민의 손을 떠나 외지에게 잠식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봉 외암민속마을보존회장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한 것은 아니지만 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60여 채의 전통가옥 중 12~13채가 외지인 소유며, 토지도 30% 이상 외지인들의 손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외암마을 주민들은 주거생활의 불편, 재산권행사 제한 등 많은 불편과 희생도 감내하며 문화재를 보호한다는 긍지를 가져왔다”며 “그러나 최근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등이 건재고택 등 가옥과 토지를 독점해 왔고, 그 과정에서 각종 비리와 부정이 드러나면서 지역의 이미지가 실추된 점이 너무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외지인 소유의 건축물 13채 중 9채가 김찬경 회장과 연루돼 미래저축은행 사태와 함께 경매물건으로 나와 6월4일 2차 경매에 부쳐진다.
불손한 목적의 문화재 매매 제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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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마을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발생한 미래저축은행사태와 관련된 외암마을의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
한편 미래저축은행사태와 관련된 건재고택 등이 경매물건으로 나온 것과 관련해 외암민속마을보존회를 비롯해 노인회, 부녀회, 청년회, 영농회, 민속마을체험협의회 등은 공동성명을 통해 4가지 입장을 밝혔다.
▷오백년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외암마을에서 조상 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의 자존과 긍지가 외지인에 의해 훼손돼서는 안된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잠정 목록에 등재된 외암민속마을(국가지정 중요 민속 문화재 236호)에 투기 등 불순한 목적으로 외지인이 부동산을 소유하는데 결사반대 하며, 관계기관은 문화재의 매매를 제한 할 수 있도록 법률적,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서기를 바란다.
▷외암마을의 대표적인 가옥이며 주민들의 자긍심이 걸려 있는 건재고택(국가지정 중요 민속 문화재 233호)이 경매시장에 나와, 또다시 불순한 외지인이 매입해 투기목적으로 원형훼손, 주말별장, 유흥장화 하지 않도록 정부나 지자체 등 공익기관에서 매입해 문화재가 영구 보존될 수 있도록 관리하라.
▷언론기관은 외암민속마을 사태를 부정적·폭로적으로 보도하지 말고 주민의 시각에서 보고 발전할 수 있도록 대안제시에 충실하라.
한편 아산시에서는 지난 2009년 현충사 경내에 있는 이순신 장군 고택 터와 인근 임야 등 10만㎡ 규모의 문화재 보호구역 내 사유토지가 법원 경매로 나오기도 했다.
문화재와 관련된 관계기관의 체계적인 관리와 함께, 문화재보호구역 내에서 각종 행위제한에 묶여 재산권 행사가 자유롭지 못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대책 등 종합적인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500년 역사 간직한 외암마을과 건재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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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전체가 문화재인 외암민속마을은 낮은 돌담장이 정겨움을 더한다. 집집마다 둘레둘레 길모퉁이를 돌아가며 쌓은 담장 길이를 모두 합하면 5300m나 된다. |
외암민속마을의 유래는 조선시대 중엽 명종(1534~1567)때 장사랑이던 이정 일가가 낙향해 정착함으로써 예안이씨 집성촌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5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마을은 설화산 등에 기댄 배산으로 삼고 마을 앞에는 작은 냇물이 흘러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세에 자리잡고 있다. 내를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건너면 왼쪽에 소나무숲과 아담한 정자가 있어 쉼터 구실을 한다. 외암민속마을은 낮은 돌담장이 정겨움을 더한다. 집집마다 둘레둘레 길모퉁이를 돌아가며 쌓은 담장 길이를 모두 합하면 5300m나 된다.
이곳은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실제로 대를 이어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점에서 민속촌을 비롯한 여타 박물관과 다르다. 마을입구 물레방아 모퉁이를 돌면 집집마다 초가와 기와집 앞에 경운기와 승용차가 나란히 주차돼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외암마을의 핵심 건축물이며 상징이기도 한 건재고택은 이정의 6세손으로 조선후기 성리학자인 이간(李柬, 1677~1727) 선생이 출생한 가옥으로 18세기 말 외암선생의 후손인 건재(健齋) 이욱렬 공이 현재 모습으로 건립했다고 전한다.
고택의 구성은 문간채, 사랑채, 안채를 주축으로 우측에 광채와 가묘, 좌측에 곳간채가 배치됐고, 주위에 자연석 돌담과 한식 담장을 두르고 있으며, 담장 밖에는 초가로 된 하인집이 있다.
설화산을 배산으로 산세를 따라 서북향으로 건물을 배치했고, 계곡에서 흐르는 명당수를 유입해 고택의 정원수와 방화수로 이용하고 있다.
사랑채의 앞 정원은 학의 모양을 한 연못을 중심으로 작은 계류가 형성되어 있으며 괴석과 노송 등 많은 수목으로 꾸며져 있다. 우리나라 반가와 정원과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접견점이 매우 뛰어난 가옥이다.
외암민속마을은 1988년 전통건조물 보존지구로 지정된데 이어 2000년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236호 지정, 2009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