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의 강력한 의정만이 민선3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예산편성 및 집행에 견제와 감시의 필요
예산의 결정에 앞서
선심성 행사, 행사성 예산, 소모성 경비. 이 명세서는 시민의 세금으로 쓰는 아산시 예산 쓰임의 일부다.
2001년과 2002년 시민사회단체는 행정자치부의 예산편성 지침에 맞게 소모성, 행사성, 선심성 예산을 줄이라고 권고했지만 시는 귓전으로 흘렸다.
시장 재량사업비가 2000년 10억, 2001년 7억, 2002년 다시 10억원이 편성됐다. 시의원 재량사업비도 17개 읍·면·동 각 3천만원씩 5억1천만원이 편성됐다. 시장과 시의원이 미리 표계산을 하며 쓸 수 있는 돈이 18억6천만원에 해당되는 셈이다.
실제로 다른 해에 비해 마을숙원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올해 과다한 비용이 쏟아졌다. 이러한 예산의 쓰임은 예산을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지 않아서 생기는 누수현상이다.
시의원은 시민을 대표하라고 뽑아준 자리다. 시민 대신 예산을 검토하고 필요한지에 대한 적정성 검사를 꼼꼼히 해보라는 당부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의원 중 예산서를 볼 줄 아는 시의원이 드물다. 예산서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는 데다 교육이 없기 때문이다. 민선2기동안 아산시의회가 교육을 받은 것은 컴퓨터 교육이 전부고, 예산 지침에 대한 교육은 없었다. 이렇다 보니 회계와 관련된 업무를 해본 경험이 있거나 별도로 공부한 의원 외에 예산서를 볼 줄 아는 의원이 없다. K모 의원은 “17명중 3명만이 예산서를 볼 줄 안다”고 말 했다.
예산을 보면 시가 투명해 진다
시의회는 법규와 예산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
7월부터 8월까지 중앙정부의 예산지침이 내려오고 10월~11월에는 예산을 편성하게 된다. 아산시는 예산을 편성하게 되는데 시의원들은 중앙정부의 예산지침대로 예산이 편성됐는지 7월부터 견제와 감시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관행상 예산은 다 편성되고 난 뒤인 12월 정례회 때 보고 됐다. 아무도 꼭 그렇게 하라는 권유가 없는데도 시의회의 권한을 행사해 오지 못한 것이다.
예산을 짜는 것은 시장의 고유 권한이지만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시의회의 몫이다. 이를 잘 감시하지 못했을 때는 시민단체의 활동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돈을 쓸 때 공익성 판단돼야
작년 시의회를 발칵 뒤집어놓은 사건이 있었다. 농업경영인회가 수산물센터를 짓기 위해 의원들에게 50만원씩 나눠줬다가 돌려받은 사실이 정례회때 기록으로 남겨졌다.
한 의원이 기지를 발휘해 이같은 일은 없어야 한다고 예산심의 때 발언해 검찰의 수사까지 받았다. 한 단체를 도와 줄 때 공익성을 먼저 따져봐야 하지만 표를 의식해 따져보는 경향이 이같은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현재 모 단체의 회관도 5천만원 시의 예산을 투입해 신축했다. 그러나 이 회관의 경우 시의 자산이 아니라 단체의 자산으로 되어 있다. 이 단체가 그동안 사회를 위해 봉사한 일이 많다며 예산을 지급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봉사를 많이 했다고 한다면 다른 단체도 균등하게 이같은 기회를 제공해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실례로 아산농민회나, 새마을지회 등의 사무실은 아산시가 전세금만 내줬고, 실제 소유도 아산시로 돼 있다. 공익적인 활동을 많이 해온 단체이만 그냥 무상으로 주는 것이 아니고 아산시의 자산으로 등록돼 있는데 이 회관만큼은 그런 규정에서 제외돼 있다.
비단 건물뿐 아니다. 광덕산에 행글라이더를 하는 사람을 위해 모노레일을 설치하려고 했던 것, 일부 일회성 행사 등의 예산지원은 공익성 여부를 철저히 규명했는지 시민으로 하여금 의문이 가게 만든다.
인천시의 경우 1억원이상의 예산을 쓸 경우 인터넷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다. 이런 의견창구를 통해 최대한 낭비를 막고 있다.
지난 민선 2기의 항공축제, 신정호 인공암벽 등 전시성, 선심성 예산이 사전에 차단될 수 있기를 민선3기에 바람해 본다.
의회와 시민들을 알게 하라
시민들이 먼저 알았더라면 행정의 누수는 적어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행정을 알 수 있는 창구는 아주 적다. 언론매체를 통한 보도, 아산시청 홈페이지, 시보 등인데 이렇다고 하더라도 어떤 예산이 집행되는지, 어떤 것들이 실행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전성환 아산YMCA 총무는 “아산시에 브리핑 룸(briefing room)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아침마다 각 과에서 일하는 것을 정리 요약해 시의회와 언론매체가 알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한 시의회의 브리핑 룸을 따로 두어 예산이 소요되는 것이 있으면 시간을 정해 항상 미리 알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책과정을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시민을 다 이해시킬 수는 없어도 시민에게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 민선의 할 일이라고 남상화 호서대 교수는 강조하고 있다.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다 수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행정이 하는 일은 시민이 알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공개 창구에도 친절한 예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은데도 시민들이 문서 이름을 몰라 그것을 활용하는 예가 드물다. 이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시의 역할”이라고 남 교수는 지적했다.
지방자치는 시민 참여를 효율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만 시민이 알 수 있도록 하는 창구마저 막혀 있다. 이를 먼저 여는 것이 시위로 얼룩진 아산시민의 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평이다.
민선3기에 그러한 시정, 의정을 이룩할 수 있을 지는 오로지 시장, 시의원의 건전하고 민주적인 의식과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또 다시 민선2기때와 같이 예산을 감시견제하는 기능과 정보공개가 되지 않는다면 다시 아산시는 시위로 점철될 뿐임을 알아야 한다고 남 교수는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