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철/천안 GCM 사무국장
이탈리아 서포터즈로 나섰더니 오해
“당연히 한국이 이겨야죠.”
이탈리아 서포터즈로 활약하면서도 한국 승을 외치는 이학철(33) 천안GCM(Good Citizen Members) 사무국장.
한국과 이탈리아가 8강 진출을 앞둔 이틀전, 과감하게 이탈리아를 응원한 겁 없는 청춘들이 있었으니 이탈리아 서포터즈가 그들이다.
이탈리아를 좋아하는 직장인,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모여 서포터즈를 이뤘다.
이탈리아가 에콰도르와 싸워 이겨 16강에 진출했을 때 천안지역은 희비가 엇갈렸다. 비에리, 인자기 아주리 군단이 낳은 세계적 간판스타들이 천안에 온다는 기쁨과 함께 이들이 한국과 싸워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하지만 손님을 맞이할 줄 아는 기본있는 나라가 한국. 한국인 근성을 다 살려 손님을 열렬히 맞이했으니 천안 GCM 일부 일원들이다.
또 이탈리아에서 온 손님을 맞이하면서 우리나라를 잘 알리는 민간외교 활동을 하려는 의도도 여기에 숨어 있었다.
지난 14일과 15일 이탈리아 서포터즈들은 이탈리아선수단의 입국 환영식과 천안 국민은행 연수원 입소식에 성대한 손님맞이를 했다.
인천공항 입국식에서 꽃다발 걸어주기는 기본, 환영한다는 피켓과 어린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꽃다발로 환송하는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보였다.
“지구촌 평화 축제인데 이 축제를 같이 즐기자는 의미로 서포터즈를 자원했습니다”라는 이학철 사무국장.
그러나 이 기분좋은 서포터즈 활동에 제동이 있었으니 붉은악마도 한국인도 아닌, 바로 이탈리아 사람들이었다.
주는 만큼 되돌려 받아야 하는 선진국 사람들로서는 주지도 않았는데 뭔가 주려는 한국사람들이 부담스러웠던 것. 심지어는 돈 받고 우리 응원을 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이탈리아 외신들은 이들이 연습하는 곳에서 방해하기 위해 왔다는 둥, 말도 안 되는 기사를 써 이들의 순수한 동기를 아프게 했다.
“유럽은 문화적다양성을 얘기하면서도 우리가 정에 이끌려 서로를 응원해 주는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이 국장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한국 이탈리아 서포터즈는 경기가 펼치는 대전으로 옮겨 이들을 응원하기에 나섰고 이탈리아에서 온 서포터즈들과 즐겁게 응원을 펼쳤다.
그래도 승리는 오직, 한국만이 쥐길 염원했고 두 나라가 별 사고와 판정시비 없이 무사히 끝나길 바람하며 응원했다. 그 바람 덕에 한국이 2대1로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 대사관 리아 김(30·한국)씨는 “손님을 잘 맞이하고 따뜻하게 포옹해 줄 수 있는 한국인의 정을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한국을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학철 사무국장은 “이번 서포터즈 활동으로 외국인들도 나라마다 성향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우리는 서포터즈 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 이것이 민간외교”라며 “이런 민간인의 활동에 따라 천안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한국인의 정서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순히 서포터즈의 활동이 아닌 민간외교의 첫 단추를 꿰는 마음으로 이번 활동에 나선 서포터즈의 활동. 천안 고장의 우수한 생산물도 알리고 관광지도 소개해 응원단이 아닌 외교사절로서의 역할로도 나서고 싶었던 것이 이들의 목적이었다.
이제 월드컵 4강과 결승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가 결승으로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천안 GCM의 외교활동도 더 깊이 세계로 내딛길 원한다.
민간외교도 승리, 한국도 승리할 것을 염원하며 또 그는 외친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4강은 기본, 가자 결승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