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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곡도서관과 은행나무길이 위치한 염치읍 송곡2리는 최근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주민들의 민심이 흉흉하다. 2011년 12월14일 발생한 노부부 살해방화 현장. |
충남 아산시 염치읍 송곡리 농촌마을에 침입해 9만원을 절도하다 들키자 노부부를 흉기로 살해한 후 증거인멸을 위해 방화까지 저지른 용의자가 범행 4개월 여 만에 검거됐다.
노부부 살해사건은 지난해 12월14일 새벽 3시30분께 화재발생 신고를 접수하면서 알려졌다. 화재현장에 출동한 소방서와 경찰은 화재를 진압한 후 집안에서 불에 훼손된 사체 2구를 발견했다.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사체는 화재발생 전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판명 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타살로 간주해 수사에 착수했다.
용의자 텃밭에서 피해자 지갑 발견 수사 급진전
경찰은 단서가 될 만한 범행 흔적들이 모두 화재로 훼손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끔찍한 살해수법으로 미뤄 원한에 의한 범행으로 수사방향이 진행되기도 했다. 수사개시 4개월 동안 현장주변 탐문에 머물며 특별한 진전 없이 미궁에 빠질 뻔 한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의 지갑이 발견되면서 수사는 급진전되기 시작했다.
경찰은 통신수사 등을 실시하던 중, 안 모(26)씨의 주거지 뒤편 텃밭에서 피해자의 지갑을 발견했다. 이에 경찰은 안 모씨가 무직인 채로 생활하며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용의자로 특정했다.
또 안 모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마을주민 등을 상대로 평소 행적을 확인하는 한편 거짓말탐지기 검사도 병행 실시했다고 밝혔다. 결국 안 모씨는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한 혐의점을 더 이상 숨기지 못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자백으로 밝혀진 끔찍한 범행현장
자백으로 밝혀진 4개월 전 범행현장은 끔찍하고 충격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당일 안 모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금품을 강취할 목적으로 미리 노부부만 거주하는 집을 물색했다.
안씨는 범행도구로 쓰인 회칼과 삽을 소지한 후 노부부 집에 침입해 지갑을 절취하던 중 발각되자 삽으로 피해자 최모씨 부부 머리를 1차로 가격했다. 이어 회칼로 목과 가슴 부위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피해자 집에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자백받았다.
현재 범인 안씨는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된 상태며, 경찰은 피의자의 자백을 보강할 수 있는 수사를 실시하는 한편 범행도구로 사용했던 회칼을 버린 하천을 수색 중이다.
정용선 충남지방경찰청장은 아산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검거유공자 2명에 대해서는 표창수여할 예정이다. 또 사건을 지휘했던 강력 2팀장 김민규 경위는 경찰청에 특진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농촌고령화 치안수요 급증
한편 그동안 불안에 떨던 송곡리 현지 주민들은 살인범이 잡혔다는 소식을 접하자 한편으로는 안도하면서도, 끔찍한 범행 사실에 치를 떨고 있다.
이 마을은 최근 들어 좀도둑부터 여고생 납치사건, 의문의 화재와 노부부 사망사건까지 계속된 크고 작은 사건 때문에 민심이 극도로 흉흉해 졌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가정집에 좀도둑이 침입해, 유명브랜드 점퍼를 훔쳐 달아나다 주인에게 발각돼 현장에서 잡혔다. 집주인이 잡고 보니 아산시내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0년 여름에는 은행나무 길을 지나던 여고생을 지나던 승용차가 강제로 태우고 달아난 납치사건도 있었다.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시민과 경찰의 추적으로 경기도 평택에서 범인을 잡아 일단락된 사건이다.
송곡2리 이천섭 이장은 “최근 들어 무서운 사건들이 자주 발생해 주민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송곡도서관이나 은행나무거리를 찾는 외지인들로 유동인구가 늘면서 마을에 치안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마을 입구에 CCTV 설치와 순찰강화를 요청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지역에 농산물절도를 비롯해 빈집털이, 강도 상해 등에 대처할 능력이 사라지고 있어 치안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