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사 이정구 기자생각
민주통합당 경선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처음부터 예고됐다.
본선도 치르기 전에 경선과열로 탈진하겠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그들 내부로부터 나왔다. 지루하고 고통스런 경선룰에 선거운동원들은 지쳐갔다.
일반 시민들의 시각으로 볼 때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묻지마’ 또는 ‘막가파’ 식으로 진행됐다. 정해진 시간 안에 누가 더 많은 선거인을 모집했는가 만으로 승패가 갈리는 소모적인 편가르기 경쟁에 ‘범 국민적 참여’라는 본래 의미도 퇴색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동원된 선거인단은 예비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면밀히 검토하고 비교평가하는 역할이 주어진 것이 아니다. 당초 선거인단 신청을 하면서 자신이 지지할 대상이 미리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금품이나 향응, 부적절한 뒷거래 등 검은 유혹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일부 타 지역에서는 부적절한 사례가 적발돼 당 전체가 먹물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과연 이러한 경선에서 유권자들은 감동과 지지를 보낼 수 있을까.
민주통합당 아산선거구 경선에 참여하겠다며 현장투표를 신청했던 선거인 1779명 가운데 26%에 불과한 464명만이 투표에 참여한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 개인신상을 기계에 입력해가며 귀찮은 절차를 마다않고 신청한 모바일선거인 7307명 가운데 정작 투표일에 2337명(32%)이나 기권한 것도 쉽게 납득하기 힘든 수치다.
총 선거인 9086명 중 40.2%에 대당하는 3652명이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스스로 어렵게 만든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선거인단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기에는 확실히 석연치 않다.
경선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감동 대신 스트레스를 더 많이 안겨준 대가를 민주통합당은 지금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