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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종성 충청남도교육감, 교권위본(敎權爲本)

학교폭력 순환의 고리…선생님의 사랑과 지혜와 힘으로 끊어야

등록일 2012년02월0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김종성 충청남도교육감
얼마 전 몇 사람 건너 간접적으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마흔을 넘긴 중학교 여선생님이 복도에 침을 뱉는 남학생에게 주의를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눈을 부라리고 불손하게 주의를 받던 학생이 갑자기 선생님을 밀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어디 때려봐, 때릴 수 없잖아”라고 외치면서 도망치더라는 것이다. 뒤로 넘어질 뻔 했던 여선생님은 너무나 당황하고 놀랐다고 한다.

과거 농경사회에 스승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그야말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였다. 늘 스승의 단순한 말씀이라도 큰 울림으로 새겨들었다. 제자들은 스승의 올곧은 향기 속에서 곱고 바르게 자랐다. 이러한 가르침과 배움의 세계가 이루어졌기에 청출어람청어람(靑出於藍靑於藍)이 가능했었다. 그 시절은 교육기관이 거의 없었고 스승의 수도 적었다. 교육기관이라야 성균관과 향교, 사립 교육기관인 서원, 마을에 서당이 고작이었다.

오늘날은 교육환경이 많이 변했다. 교육시설도 좋아지고 교육기회도 평등하다. 초·중학교는 의무교육이다. 모든 것은 나아졌지만 교권은 퇴보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현장은 안전하지 못하다. 학교폭력 문제가 이슈로 되고 있다. 얼마 전 고귀한 생명이 꽃을 피우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떴다. 이러한 문제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교육에도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현상이다.

학교폭력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열쇠는 선생님이다. 선생님에게 힘이 없으면 학교에 안정이 어렵다. 학생 안전 보장이 어렵다. 학부모가 안심할 수 없다. 학교폭력 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이야말로 선생님의 사랑과 지혜와 힘이다. 교장선생님과 선생님이 중심이 되어서 학부모, 교육청, 지역교육공동체가 함께 노력할 일이다. 또한 선생님에겐 제자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학생들이 바른 품성을 지닌 인성으로 변화를 가져오게 만드는 것도 선생님이다. 풍부한 창의성을 지닌 인재로 키울 수 있는 것도 선생님이다. 따뜻한 감성을 지닌 인재로 기를 수 있음도 선생님의 힘이다.

선생님이 변화의 힘이고 교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에서 신년 화두어로 '교권위본(敎權爲本)' 사자성어를 말한 바 있다. 교권이 근본이다. 교육에서만큼은 교권을 근본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교권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 선생님께 폭언하고 협박하는 학부모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교권이 서지 않고는 교육이 설 수 없다. 교권은 학생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꾸짖는 힘이 아니다. 사람을 옳게 가르치는 힘이다. 올바른 교권은 사랑하는 제자들의 바른 품성과 창의성, 감성을 길러주는 힘이다. 교권은 올바른 인간이 되도록 인도하는 가이드이며 에너지가 될 때 더욱 빛과 향기를 지니게 된다. 교권이야말로 제자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큰 힘이지만 편의에 따라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 정정당당한 교권은 선생님의 권위인 동시에 의무이다.

연말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학교폭력 문제로 뜨겁다. 기존에 잠재적으로 수면아래에 있었던 사안도 많이 들추어지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한다. 있었던 일은 숨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 그러고 나서 해법을 찾을 일이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모두 치유할 대상이다. 이 해법에는 가정과 학교, 교육공동체 모두가 나서야 한다. 이 중심은 선생님이다. 아울러 선생님의 힘이다.  미래 인재를 키우는 교육 본연의 역할을 위해 교권이 든든하길 바란다. 체계적인 교권보호안전망도 마련되고 있다. 교권 법률지원도 강화할 것이다. 노력하는 교원에 대해 포상도 확대할 것이다. 아울러 선생님들도 교원의 품위유지를 통해 교권을 스스로 확립하고자 힘쓰고, 교직자로서 교원의 윤리의식을 준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청렴할 때 교권은 가장 막강해진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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