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기왕 아산시장은 지난 16일 인주면 주민과의 대화에서 “걸매리 갯벌을 매립해 황해특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걸매리 갯벌을 매립해 황해특구에 넣겠다"고 선언한 복기왕 아산시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아산지역 NGO들이 복기왕 아산시장의 걸매리 갯벌매립 방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지난 16일(월) 인주면 면사무소에서 열린 주민과의 대화에서 갯벌의 보존 가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걸매리 갯벌 매립을 통한 산업단지 조성과 황해경제자유구역에 갯벌을 매립해 포함시킨다는 방침을 밝혔다.(관련기사 1월17일자 충남시사 인터넷)
아산인주갯벌매립반대시민대책위원회(아하 갯벌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생태환경은 변화요인이 많기 때문에 연구 결과만으로 매립을 결정해서는 안된다’라는 조사기관의 입장에서도 보듯이 2011년 5월~8월에 단 2차례 현장조사 데이터만 가지고 성급히 갯벌을 매립하겠다는 아산시장의 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당장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개발의 압력을 묵묵히 견뎌온 걸매리 갯벌은 현재 엄연히 살아있으며, 물리적 조사만을 통해 몇 몇 생물종만으로 어느 누구도 갯벌이 살았다 죽었다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아산만 생태 환경에 기초한 친환경적인 개발 방향을 간과한 채 지역 주민들에게 막연한 개발 환상을 전파하며, 매립으로 인한 부작용이 얼마나 클지 검토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갯벌매립은 발상자체가 부끄러운 일”
|
걸매리에서 갓잡은 농게 한쌍. 복기왕 시장은 걸매리에서 멸종된 줄 알았던 각종 어패류들의 개체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갯벌은 이미 죽었다고 주장하는 개발론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실장은 “1999년 국제람사르협약에 가입해 범지구적 차원의 환경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시대에 아산만방조제와 삽교호방조제 사이에서 끈질기게 바다생명을 이어온 기적 같은 땅을 왜 매립을 해야 하는가?”되물으며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무작정 개발을 위해 달리지 말고 이제는 숨을 고르고 발밑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며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OECD 국가에서 갯벌을 매립한다는 발상은 너무도 구태의연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선진 나라에서 갯벌 습지센터를 설립하는 사례와 같이 갯벌생태에 대한 다양한 체험과 환경교육적 활동들이 가능한 자연공원으로의 대안들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안도 제시했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체험하며 갯벌생태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다면 더 없는 행복한 시민공간으로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이 마련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수 십 번의 검토와 토론을 통해 대 시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이어 “갯벌 보존계획과 친환경적인 개발 방향에 대한 토론회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생명줄과도 같은 갯벌의 생태계를 함께 지켜나가자”고 제안했다.
복 시장이 꿈꾸는 갯벌매립, 물거품 될 듯
|
둑 왼쪽은 아산시와 대림산업이 손잡은 에코테크노파크사업지구(걸매리 갯벌). 둑 오른쪽은 황해특구로 지정된 걸매리 농경지. |
한편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이미 2011년 11월 구조조정 방안을 통해 70% 이상 축소됐다. 이중 아산 인주지구의 개발 면적은 1303만㎡에서 405만㎡인 123만평으로 축소된 불안정한 상황이다.
아산YMCA 박진용 사무총장은 “갯벌은 농경지보다 면적 '1ha당' 최고 100배의 생산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그 경제적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이 점을 무시한 채 갯벌을 매립해 농경지와 맞바꾸겠다는 아산시장의 발상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갯벌매립반대대책위는 “복기왕 시장이 그동안 아산만 조력댐 건설에 대한 반대 입장에서 표방했던 ‘환경과 갯벌의 보존가치’에 대한 언급이 모두 도덕적 진정성과도 상반된 것”이라며 “개발론자로 전락한 복기왕 아산시장을 규탄하며 시민들과 함께 강력한 걸매리 갯벌 보전운동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황해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걸매리 갯벌을 매립해 황해특구에 포함시킨다는 방안은 전혀 들은 바도 없고, 검토대상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근는 또 “아직 사업자 선정도 안됐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사업자 선정에 대한 기간을 올해 말까지 못 박은 상황에서 갯벌매립을 통한 구역변경까지 생각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결국 복기왕 시장의 성급하고 독단적인 결정과 발언이 지역주민들의 갈등과 혼란만 가중시킨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