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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진씨가 아산시 인주면 LH 아파트 공사로 인해 균열이 생긴 집을 보여주고 있다. 차씨는 올해로 3년째 LH아파트 시공사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
“LH와 3년째 외롭게 싸우고 있습니다. 한 명의 생활인이며, 직장인인 저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지칩니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산시 인주면 밀두리에 사는 차재진(46)씨는 LH 아파트공사로 인한 피해 보상문제로 2009년 초부터 3년째 시공사와 싸우고 있다.(관련기사 본보 11월28일자)
차씨가 살고 있는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은 LH의 아파트공사가 시작되면서 평화가 깨졌다. 흙과 공사자재를 한가득 실은 공사차량들이 마을 안길로 드나들며 주민들에게 소음, 분진, 진동피해를 입혔다.
차씨 집 앞에는 아파트 터파기공사에서 나온 흙을 산더미처럼 쌓고, 차량 통행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차씨의 나무마저 허락도 없이 잘라버렸다.
공사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차씨의 집은 갑자기 “쩡”하는 굉음과 함께 구들장이 내려앉고, 옥상과 벽에 금이 가고, 욕실 타일이 깨지는 일이 생겼다. 대형 화물차량이 하루에도 수 십차례씩 차 씨 집 앞을 지나다녔고, 그때마다 거센 진동이 발생해 차씨의 집 구조 자체를 바꿔 버렸다.
그렇게 발생한 균열 때문에 빗물이 새고, 벽지에 스며든 빗물과 습한 기운이 집안 곳곳에 곰팡이를 피웠다. 또 방마다 문짝이 뒤틀려 문이 열리지도 닫히지 않고, 벽면도 기울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공사가 한창일 때는 꼭꼭 걸어 잠근 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온 흙먼지가 쌓여 아무리 닦아도 사라지지 않았다. 칠순노모는 집안에 쌓인 먼지를 닦아내다 허리를 삐끗해 병원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되지 않아 고질병으로 남아있다. 또 초등학생 어린 딸과 노모는 호흡기 질환과 심한 우울증세까지 보였다.
차재진씨는 아산시에 자신의 피해를 호소했지만 아산시는 LH에 책임을 떠넘겼다. LH는 다시 시공사로 책임을 떠넘겼다. 그런데 시공사는 지난해 여름 말 한마디 없이 현장을 철수해 버렸다. LH아파트 공사로 인한 피해주민은 차씨 이외에도 3~4가구가 더 있지만 어디에 어떻게 하소연해야 할지 조차도 모른다.
수소문 끝에 연락된 시공사측은 차재진씨가 무리한 보상요구를 했기 때문에 들어줄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차재진씨가 시공사측으로부터 마지막으로 들은 말은 “법대로 하세요”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