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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가을배추의 가격폭락으로 배방읍 세출리의 한 배추밭을 트랙터가 갈아엎고 있다. |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가을배추 재배가 한창인 배방읍에서는 최근 애지중지 기른 배추밭을 트랙터로 갈아엎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배추값 폭락으로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산시의회 심상복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배방읍 농민들은 봄에는 30만평, 가을철에는 50만평의 배추를 경작한다고 밝혔다. 돈으로 환산하면 봄배추는 12억원, 가을배추는 25억원으로 농민들은 가을배추가 큰 수입원이었다.
심 의원은 5분발언을 통해 올해 배추농사를 지은 농민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가격폭락으로 봄에는 이미 3만평의 봄 배추를 갈아 엎었고, 가을배추도 현재 1만4000평을 폐기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배방농협(조합장 이한욱)에 확인한 결과 현재 가을배추 폐기신청농가에 대해 일정금액의 보상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배추밭을 폐기처분하는 농가는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가격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금액은 3.3㎡당 2000원이다. 심상복 의원은 “정확한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보조금 대상도 아니고, 폐기처분도 할 수 없는 상태의 농민들이 혹시나 팔 수 있을까 실낱같은 희망으로 기다리는 농민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어 “금 배추라 불렸던 지난해에도 농민들에게 이득이 돌아가지 않고 중간상인들만 배불렸다. 올해처럼 가격이 폭락하면 중간상인이 잔금을 차일피일 미룬다. 또 배추상태를 문제삼고, 경작평수를 속였다는 등 억지주장으로 농민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이런 사정을 농민들은 어디에 하소연 해야 하는가”물었다.
아산시 중부권 배추·무 산지유통센터 건립신청 5일만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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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복 의원은 폐기처분해도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농민들이 혹시나 팔 수 있을까 실낱같은 희망으로 기다리고 있다며 현지 사정을 전했다. |
심상복 의원은 아산시가 중부권 배추·무 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충남도에 신청했다가 신청한지 5일만에 사업신청을 철회한 사실을 지적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정부에서 2011~2015년까지 전국을 강원권, 중부권, 호남권, 영남권, 제주권 등 5개 권역으로 묶어 채소류의 수급조절 기능과 가격안정을 위해 배추·무 산지유통센터 설치를 추진 중이며, 이중 중부권 산지유통센터를 아산시에 설치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아산시는 특정 농업관련 법인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라 사업비 51억원의 배추, 무 전문 산지유통센터를 설치하기위해 2011년 사업계획을 신청했다고 한다.
심 의원은 아산시가 신청한 중부권 산지유통센터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해 채소류의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고, 가격과 생산을 안정적으로 유통업자와 농민들이 가격결정과 표준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해 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아산시는 중부권 배추·무 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신청한지 5일 만에 시비 10억원 부담은 과도하다며 사업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아산시는 심상복 의원의 서면질문에 대해 사업을 신청한 이유는 ‘배추 주산지인 배방지역의 산지가격 폭락 시 농가의 피해를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다시 철회한 이유는 ‘본 사업이 기존 유통업자를 위한 사업이며, 과다한 시비 투자라는 의견이 맞물려 재검토했으며, 지역농업인과 관련기관, 학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심상복 의원은 “사업신청 단계에서 시비 부담이 있다는 것을 몰랐는가, 특정 몇몇의 반대로 아산시의 정책결정이 하루아침에 번복될 정도로 아산시의 행정원칙과 소신이 없는 것인가. 이번 결과는 아산시의 행정이 졸속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