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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산시 음봉면 동천리에 개장한 충무승마클럽 박춘희 원장이 승마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들려줬다. |
사람이 야생의 말을 길들이기 시작한 시점에 대한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기원전 2000년 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역사 속에서 사람들과 뗄 수 없는 공생관계를 이어온 것이다.
TV에 방영되는 각종 사극을 보면 말이 반드시 등장한다. 주로 갑옷 입은 장수들이 말에 올라 전쟁터를 종횡무진 누비는 장면들이 많다. 또 경마장에서 기수를 태운 경주마들이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 한 번쯤 말 등에 올라 내닫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재활치료와 다이어트, 몸짱만들기 등 취미생활로 승마장을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 이 모든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 아산시 음봉면 동촌리에 개장한 ‘충무승마클럽’ 박춘희 원장(51)으로부터 승마에 대한 귀동냥으로 견문을 넓혔다.
▶단순히 말 위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운동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가늠할 수 없다. 승마는 어떤 운동인가.
-말을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사람은 승마의 운동 효과에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단 10~20분만 타보면 안다.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운동량이 많다.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움직여 처음 말을 탄 며칠은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이 욱신거리고 아프다. 살아 움직이는 동물 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며, 균형을 잡는 동안 자연스럽게 전신운동이 된다.
특히 말 등에 앉은 사람은 말의 움직임과 속도에 따라 10분에 500~1000회씩 흔들린다. 이때 장기에 전해지는 진동은 100m 달리기를 할 때와 비슷하다. 승마를 하는 동안 이러한 진동이 계속돼 위장과 심장·폐 기능이 좋아 진다. 승마 45분에 약 350㎉가 소모돼 다이어트 효과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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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는 10~20분만 타도 온 몸에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운동량이 많다. |
▶승마는 어떤 사람들이 하는 것이 좋은가. 또 현재 충무승마클럽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계층의 사람들인가.
-승마는 인체의 기둥 역할을 하는 척추를 바로 세우고 지탱하는 주변 근육을 강화시킨다. 특히 골반 위의 척추만으로 균형을 잡는데, 이때 척추뼈에 붙은 작은 근육들이 섬세하게 움직이며 상체를 바르게 교정하는 효과가 있다.
수업시간에 자세가 나쁜 학생이나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도 승마가 좋다.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이 퇴화해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는 노인에게는 신체의 리듬감을 기르고 허리를 유연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지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의 치료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아산과 천안지역에서 일부 장애인들이 재활승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충무승마클럽에서는 일부 장애인 수용시설에 무료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말 산업 육성법 제정과 함께 재활승마치료사 확대로 더욱 많은 이들이 재활승마를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신지체장애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도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상당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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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승마클럽에는 30여 마리의 승마가 오랜 시간동안 사슴사육을 통해 습득한 사료제조 등 자체 기술로 관리되고 있다. |
▶말은 어떤 동물이며, 사람과 어떤 방법으로 소통하는가.
-말의 수명은 보통 25년이다. 혈기가 가장 왕성한 7세까지 대부분 경주마로 활약하다 조금 더 지나면 승마용이 된다. 먹이는 주로 마른 풀, 당근, 옥수수 등인데 우리는 사슴을 사육했던 경험을 살려 사료를 직접 제조해 먹인다.
말을 탄 사람은 엉덩이와 허벅지·종아리의 힘으로 말의 몸통을 조이며 신호를 보낸다. 고삐를 살짝 놓으며 ‘가자’, 고삐를 당기며 ‘워워’하는 식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이러한 소통이 익숙해 지면 내 몸을 움직이듯 말을 다룰 수 있다.
▶승마는 오랜 역사 속에서 인류와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수계층만이 즐기는 고비용의 귀족스포츠로 인식돼 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 마리당 수 천 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말과 마장을 관리하고, 전문교관을 고용해 강습 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 승마장은 230~250개 정도며 승마인구는 3만 명이 채 넘지 않는 것으로 안다. 시장경제원리로 보더라도 고비용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점차 승마인구가 확산되고, 단체이용객 늘면 그만큼 비용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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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는 오랜 역사 속에서 인류와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수계층만을 위한 귀족스포츠로 인식돼 왔다. 박춘희 원장은 시장구조의 변화를 꾀해 승마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
<문의: 542-4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