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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가 생산농민과 도시소비자를 위해 운영하겠다며 7월에 설치한 탕정면 트라팰리스 앞 농산물직판장이 단 하루도 운영하지 않은채 방치되고 있다. |
아산시가 산지농민과 도시소비자를 위해 설치한 간이농산물직판장이 한 달째 방치돼 잡풀만 무성한채 쓰레기 투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 집중 운영하겠다던 당초 계획과 달리 어찌된 일인지 단 하루도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시는 농특산물의 산지 직거래 활성화를 통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 주요 도로변에 아산시지정 간이직판장을 운영한다고 밝히고 언론사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어 7월 말 교통량과 관광객이 많은 탕정면 트라팰리스 2개소, 영인농협 주차장 1개소, 아산 온천 1개소 등 5개소에 몽골텐트 등의 시설물 설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당시 아산시 관계자는 “직판장은 과일 출하와 여름휴가기간 등에 집중적으로 운영하고, 비수기에는 가공식품류를 판매해 효율성을 증대할 계획”이라며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거래로 만나 신선하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아산시 농산물 간이판매장에서는 지역 우수 농·특산물만을 취급하고 실명제와 정찰제가 정착되도록 지도 관리할 계획”이라며 “농산물 실명제를 운영함으로써 판매 농가의 책임의식과 농산물 품질향상 유도, 소비자의 신뢰회복으로 농가소득 향상과 도시소비자를 보호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선전했다.
아산시, 누구를 위한 약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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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텐트 안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그 사이에 쓰레기가 하나 둘 쌓여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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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을 전시판매하려던 테이블과 의자는 잡풀속에 뒹굴며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
아산시의 말만 앞세운 전시행정에 농업인과 도시소비자 모두 속은 셈이다.
탕정면 트라팰리스 앞에 설치한 몽골텐트 안에는 지난 한 달 사이에 잡초가 허벅지까지 자랐고, 테이블과 의자 등 시설물은 먼지만 뒤집어 쓴 채 잡초더미 속에 나뒹굴고 있다. 심지어 하나 둘 투척된 쓰레기가 쌓여가면서 투기장으로 변해 버렸다.
트라팰리스 앞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곳 주부들은 시장이나 마트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농산물직판장에서 판매하게 될 신선한 농산물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하루 이틀 지나며 조금 늦어지나 했는데 단 하루도 운영하지 않았다. 차라리 약속이나 하지 말던지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영인농협 주차장에 설치된 직판장도 방치되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주차장의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 농협 하나로마트 이용객들의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아산시의 한 관계자는 “연일 계속된 비로 농산물직판장 운영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주민들에게는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결국 아산시는 스스로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해 행정불신만 초래한 셈이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