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라는 점, 초선이라는 점, 비례대표라는 점을 의정활동의 약점이 아닌 최고의 경쟁력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여성의 섬세함과 초선의 신선한 상상력으로 현미경 의정활동을 펼쳐 보이겠다”
이기애(시의원): “시장님! 한 밤 중에 아기가 갑자기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복기왕(시장): “병원 응급실로 가야겠죠”
이기애 : “틀렸습니다. 천안으로 가야 합니다. 아산의 어느 병원도 아픈 아기를 돌봐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산의 엄마들은 아픈 아기를 안고 천안으로 가야 합니다. 이것이 아산시의 의료현실입니다.”
아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정질문에서 이기애(51, 자유선진당)의원의 발언 내용이다. 1년 전 그녀가 약속했던 현미경 의정활동이 지난 6월27일(월) 본회의장에서 빛을 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재치 있는 질문으로 방청석과 기자석, 동료의원들의 폭소와 공감을 유발하는 등 기억에 남을만한 어록을 남겼다.
“국장님!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아십니까?”…“저수지의 정화를 위해 생태정화 식물섬 조성에 사용된 방부목 같은데, 오히려 방부목이 썩어 저수지의 오염을 더욱 부채질 하는 것 같습니다.”
이기애 의원은 신창면 남성소류지 식물섬에서 직접 건져온 문제의 물건을 보여주며, 신정호에 이용됐던 물건과 조목조목 비교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메타쉐콰이어 64주, 라일락 55주 등 남성소류지 주변에서 어울리지 않는 가로수 숫자까지 일일이 열거하며 현장 상황과 관리실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남성소류지는 농업용수로도 부적합 판정을 받아서 매립까지 논의 됐던 곳이다. 주변 하우스와 농경지 축사 등에서 다량의 오염물질이 유입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점을 보완하기 전에는 수질 환경이 개선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환경부에서는 임시방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업을 벌이고 있고, 아산시는 남의 일처럼 방관하는 상황이라 일이 더욱 우스꽝스럽게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기애 의원이 이순신 축제에 대해 문화관광과 유선종 과장에게 보충질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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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또 자전거 10대 거점도시로 선정된 아산시 곳곳에 폐자전거들이 방치돼 자전거 주차장이 도심흉물로 전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녀는 온양온천역에서 10여 대의 방치된 폐자전거를 발견해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아산시 아파트단지를 돌며 타이어 펑크, 망가진 체인, 안장훼손 등으로 이용이 불가능한 자전거가 셀 수도 없다며, 새로 공급만 늘릴 것이 아니라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해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분야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학부모의 시간과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효율적인 교과과정을 위해 신정초와 온양온천초 등 2개 초등학교를 준비물 없는 학교로 선정해 1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저소득 학생의 학습참여도를 높이고, 맞벌이 가정 학부모의 학습준비물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기 위한 시책이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저소득, 차상위 계층이 많은 지역부터 실시하는 것이 맞는데 시내권 학교를 선택한 것은 옳지 않다”고 문제제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순신 축제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순신 축제에서 아산시민의 참여는 노래자랑 뿐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4억여 원의 공연비와 인건비를 지출한 것은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순신평가 보고서에서 방문객 집계가 역광장 3만여 명인 반면 항상 내외국인들이 자주 왕래하는 온양관광호텔이 0명으로 집계된 것은 통계조사의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아산시 중장기 발전과 민선5기 사업, 충남과학교육원 및 대형도서관 건립 등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현안들을 들추고, 아산시의 대책을 묻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나는 시의원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더욱 살기 좋게 가꾸는 것이 시나 의회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좀 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시정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번 시정질문을 준비했다.”
이기애 의원은 이번 시정질문을 위해 3개월 여 동안 현장을 방문하고, 관련 자료와 타지역 사례를 비교하며 준비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행정이 개선하거나 도와줘야 할 사안들이 너무 많이 목격되더라고.
그녀가 당선소감과 각오에서 밝힌 대로 여성이며 초선 비례대표의원으로써의 섬세하고, 신선한 상상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2년차를 맞는 그녀가 앞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기대된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