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 또 한번 놀라운 사랑이 펼쳐진다. 톱스타 이병헌과 이미연이 스릴러 멜로 영화 ‘중독’(박영훈 감독?씨네2000 제작)에서 위험하고도 슬픈 사랑에 빠지는 것.
‘중독’은 한날 한시 불의의 사고로 죽은 형의 영혼을 갖고 깨어난 시동생 ‘대진’(이병헌 분)과 형수 ‘은수’(이미연 분)의 슬픈 사랑 이야기다. 은수는, 몸은 시동생이지만 행동과 영혼은 남편인 대진을 받아들일 수 없어 혼란과 불안함을 겪지만 결국 대진이 남편임을 믿게 되면서 사랑에 빠진다. 특히 이미연은 사랑하는 남편의 영혼과 금지된 시동생의 육체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자의 내밀한 심리와 갈등을 드러내면서 두 사람의 위험한 사랑을 더욱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중독’은 충무로 캐스팅 1순위 이병헌이 만 2년간 100여편의 시나리오를 검토한 뒤 선택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작품. 오랜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영화인 탓인지 이병헌은 그야말로 영화 촬영에 ‘중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11일 압구정동에 있는 한 바(BAR)에서 크랭크인을 했는데 첫날 촬영에서 이병헌은 대사와 동선 하나하나를 감독?배우?스태프들과 의논하는 열의를 보였다고.
SBS 드라마 스페셜 ‘아름다운 시절’ 이후 연기활동이 뜸했던 이병헌은 크랭크인에 앞서 “제가 요즘 연기가 고프거든요? 첫날 촬영 좀더 하면 안될까요?”라며 제작진을 졸라 촬영팀을 흐뭇하게 하기도 했다.
이미연 역시 주로 영화에서만 활동하다 드라마 ‘명성왕후’로 잠시 브라운관 나들이를 했던 터라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작품이다. 2000년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녀가 국내 최고의 남자배우라 평가되는 이병헌과 만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영화 ‘중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 ‘흑수선’과 KBS 대하드라마 ‘명성황후’를 마치고 외국여행을 다녀오는 등 재충전을 해온 이미연 역시 이번 촬영에 대단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고. 촬영중 “너무 오래 쉬어서 좀이 날 지경이었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다시 서니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특유의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고.
알려진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영화 안에서 아름답지만 위험천만한 정사도 나눌 예정이라는 것. 정사신은 은수가 대진을 남편이라고 확신하는, 영화의 하이라이트에 마련돼 있다. 혼란스러운 은수의 마음을 정리해 주듯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는 밤, 침실이 두 스타의 정사신 배경이다.
극 전개상 이병헌과 이미연의 정사신은 노출정도나 표현수위에서 최근 상영된 여느 한국영화 못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사신과 관련한 최근 화제작들이 노골적이고 사실적인 묘사에 치중했다면 ‘중독’의 정사신은 섬세하면서도 에로틱하게 그려져 보기 드문 톱스타들의 아름다운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병헌과 이미연 두 스타 모두 본격적인 정사신이 처음이라는 점도 관객을 설레게 한다.
영혼이 씌인다는 점을 전제로 하지만 형수와 동생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중독’은 적잖은 논란이 예고된 작품이고, 또 금지된 사랑을 나누는 정사장면은 그 논란의 정점에 놓여 있다. 제작진은 정사장면을 최대한 예술적으로 처리해 관객에게 거부할 수 없는 공감을 자아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병헌과 이미연은 99년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서는 산골 마을의 동료 교사로 만나 피어날 듯 말 듯한 어렴풋한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다가 이미연이 약혼자를 따라 마을을 떠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3년 뒤 ‘중독’에서 두 사람의 위험천만한 사랑이 결실을 이룰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중독’은 3개월여의 촬영을 거쳐 오는 10월 중순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