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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꾼 지연묵씨가 자신의 약초전시장에서 희귀 산약초를 소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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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묵 대표가 2009년 가야산에서 채취했다는 거대한 말굽버섯을 자랑하고 있다. 채취당시 17.5kg이었는데, 수분이 증발한 지금은 10kg 정도 나간다고 한다. |
“지난 10여 년간 산에 오르며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특히 작년 여름에는 벼랑에서 떨어지며 턱이 깨지고, 팔과 다리가 부러지는 등 온 몸에 부상을 입었다. 대학병원에서 수술과 장기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끔찍한 사고였다. 이쯤 되면 산이 지긋지긋할 만도 한데, 다시 산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산시 배방읍 수철리에서 천안시 광덕면으로 넘어가는 언덕길에는 각종 희귀약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전시장에는 각종 이름모를 약초들이 전시돼 있는데 이곳 주인 지연묵(55·아산시 배방읍 수철리) 대표는 ‘약초박물관’이라고 말한다.
지 대표는 1년 365일 중 300일을 산에서 보낸다고 한다. 10여 년전 산과 약초에 미쳐 안정적인 직장까지 그만두고 전국의 산이란 산은 모두 밟고 다녔다고 할 정도다. 국립공원부터 작은 마을의 야산까지 전국을 누비며 수집한 각종 희귀약재들을 전시한 곳이 그의 박물관인 ‘불로산야초’ 전시장이다. 평일에는 산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전시장은 주말에만 개방된다.
지 대표는 이곳이 전국에서 가장 큰 약초박물관일 것이라고 말한다. 산삼과 장뇌삼부터 연도를 추정할 수조차 없는 사람 크기의 잔대, 도라지, 더덕, 하수오, 말굽버섯, 상황버섯 등도 볼 수 있다. 그가 채취한 약초는 얼마나 될까. 그의 전시장을 둘러보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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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를 추정할 수 없는 각종 산야초들이 즐비해 약초박물관이라고 불릴만 하다. |
“어떤 해는 산삼만 300뿌리를 캔 적도 있다. 그러나 70년 이상 된 천종(산삼의 씨앗으로 자생한 산삼)은 찾지 못했다. 간혹 언론에서 나오는 100년 이상 됐다는 산삼을 볼 때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얼마 전 150년 근으로 담은 산삼주를 깨뜨려 1억3000만원을 물어주게 생겼다는 사람이 찾아왔다고 한다. 지 대표는 산삼주에 담겼던 산삼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가 볼 때 중국산 장뇌삼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현재 민사소송중이라고 한다.
지 대표에 따르면 산삼이나 희귀약초와 관련된 크고 작은 분쟁들이 많이 발생되는데, 건강을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는 소비심리와 이를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사람들이 더해져 갈수록 성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삼이 자라는 곳은 과학적이고 생물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사람의 감각이 더해져 찾아진다. 간혹 산삼을 발견했다는 사람들이 꿈속의 계시와 연관 지어 신비감까지 주며 구매자를 찾는데 믿거나 말거나 일 뿐이다.”
그는 최근 일반인들이 심마니 또는 약초 동호회까지 결성해 보호 받아야 할 어린 약초까지 무차별적으로 채취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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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묵 대표가 올해 첫 수확한 산삼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