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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주민참여예산제운영 조례안'이 부결된 후 오안영, 조철기 의원이 김진구 총무복지위원회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산시의회에 의해서 또다시 좌절되고 말았다.(아산참여예산시민네트워크)”
아산시의회(의장 조기행)가 25일(월)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아산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안’이 26일(화)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상임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이 부결된 것은 전남수 의원이 본회의장 발언대에서 이의를 제기한 것이 발단이었다.
전남수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예산 편성과정에서 주민이 참여 할 수 있는 절차를 반드시 마련해야 된다는 시행령이 대통령령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꼭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해서 가야 되는 것인가. 주민참여예산위원회보다는 공청회, 설문조사, 기타 다른 방법이 있으면 그 방법을 논하고자 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정회 선포 후 찬·반 의원들간 격론을 벌였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표결에 붙여져 찬성 6명, 반대 7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거수로 진행된 표결에서 민주당(성시열, 오안영, 조철기, 안장헌, 윤금이, 김영애)의원 6명 전원이 찬성했다. 반면 한나라당(김응규, 여운영, 현인배, 심상복)과 자유선진당(전남수, 김진구, 이기애)의원은 모두 반대했다.
본회의를 마치자 찬·반 의원들간 격한 감정대립으로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윤금이 의원은 “바로 어제 상임위에서 통과된 안건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뒤집을 수가 있는가. 시민들이 이렇게 일관성 없는 시의회를 어떻게 신뢰하겠냐”며 항의했다.
조철기 의원은 “상임위원장이 조례안을 상정하며 ‘상임위에서 안건을 심도 깊게 논의했으니 원안가결해 주기 바란다’고 말하고 나서 어떻게 정작 본인은 말과 행동이 다르게 반대를 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진구 의원은 “그것(원안 가결해 달라고 발언한 것)은 위원장으로서 안건상정을 위해 한 말이고, 표결은 개인 의견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후에도 회의장 안팎에서 찬·반 의원들간 격론이 오갔으나 쌍방의 확연한 입장차이만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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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 발언대에서 전남수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자, 정회 한 이후 의원사무실에서 의원들간 찬반토론이 진행됐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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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 후 의원사무실에서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복기왕 시장을 비롯한 아산시 간부직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
시민단체연대 비난성명, 아산시의회 사죄 촉구
“참여예산제 조례안을 부결시킨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 아산시의회 의원들은 아산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조례안을 즉각 심의해 통과 시켜라”
아산시민모임, 아산YMCA, 천안아산경실련, 아산농민회,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8개 정당과 사회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산시의회에 의해서 또다시 좌절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참여예산제는 시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자치단체 예산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제도로 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2004년부터 조례가 만들어지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조례가 제정된 곳이 102곳에 이른다”며 “참여예산제는 이미 보수와 진보를 떠나 지방자치제를 시행하는데 있어서 상식이 되고 있는 제도인데 아산시의회의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러한 보편적 제도조차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의 조례안 부결은 아산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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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안' 거수투표에 찬성하는 의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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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안' 거수투표에 반대하는 의원들. |
시민참여 기약없는 참여예산제
아산시가 지난 3월에 진행한 참여예산 학교는 100명을 선발해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3일 만에 100명이 넘어 결국 157명이 예산학교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예산위원회 구성은 110명이 넘는 시민들이 총 5강중 4강 이상 청강한 시민 중 추첨을 통해 선발했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아산시 예산에 대한 시민적 관심을 시민들의 대의기관인 아산시 의회가 제도를 통해 끌어안아야 함에도 오히려 찬물을 끼얹고 지방자치를 후퇴시키는 것은 의회로써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아산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참여예산제 시행이 준비가 부족하고 의회의 권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며 “그러나 참여예산제는 이미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수년전부터 참여예산 학교를 운영하면서 주장해 오는 등 여론을 만들어 왔다. 오히려 아산시의회가 준비가 부족해 시민참여를 거부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참여예산제는 아산시 예산 편성 과정에서 참여하는 것으로 의회의 심의, 의결권을 침해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아산시 예산이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편성된다면, 시의회의 심의와 의결은 더욱 힘을 얻게 되는 것”이라며 아산시의회의 파트너십도 강조했다.
아산참여예산네트워크는 성명서를 통해 “이미 참여예산 위원들이 선출돼 5월부터 운영에 들어가야 하는데 조례가 부결돼 참여 기회조차 기약 없게 됐다”며 “아산시 의회는 이제라도 참여예산제 조례안 부결에 대해 아산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빠른 시일 내에 조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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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회 아산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마치고 총무복지위원회 김진구 위원장과 조철기 의원간 격론이 벌어지자 여운영 의원과 안장헌 의원이 만류하고 있다. |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