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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애)-멈춘 기계 3백일, 신음하는 근로자

등록일 2002년05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기계가 멈춘지 3백여일이 지난 일진 노조 사업장. 근로자들의 얼굴에 생기가 사라진 것은 그보다 훨씬 오래 전이다. 아산시 배방면에 소재한 일진노조는 작년 회사 분리로 인한 구조조정과 임금협상으로 장기 파업 국면에 접어들어 올 6월이면 파업 한돌을 맞게 된다. 파업 당시는 1백여명의 근로자들이 있었지만 그동안 임금체불 및 계속되는 경영진의 압박으로 20명이 각기 갈길을 찾아 떠난다. 그래도 대부분 근로자들은 일하던 곳을 버리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일진노조의 멈춘 기계를 돌아보며 살아가고 있다. 얼마전에는 사업장에 불까지 나는 악순환을 겪기도 했다. 사용자는 불이 난 것이 노조의 책임이라며 노조 간부를 고소, 고발하기도 했다. 지승일 일진노조 위원장은 “회사는 현재까지 개발된 노동자 탄압 수단을 모두 동원했다. 민주노총을 탈퇴하면 요구를 들어주겠다는 유치한 탄압부터, 적자라서 어렵다는 거짓 선전, 그리고 임금협상에선 동결주장까지, 그러나 중단 없이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진노조 파업의 발단은 사용자로부터 시작됐다. 실제는 흑자를 기록하는 상장 회사였다. 그러나 노조를 없애겠다는 강력한 의지탓에 일진의 핵심사업장인 알루미늄 사업부를 폐지한다면서 희망퇴직자를 받기 시작했다. 노조가 사용자의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자, 퇴직금 가압류와 협상도 거부하며 3백일을 맞이한 것이다. 작년에는 일진노조원들이 모두 천안지방노동사무소 앞에서 1백일 동안 철야 농성을 했지만 사용자측의 태도는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또한 천안지방노동사무소에서도 사용자측이 노조를 탄압하지 말 것을 권유했지만 사용자측은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승일 위원장은 “노조가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노조원 가족들의 아픔이다. 사용자측이 노동자를 업무방해니, 손해배상이니 고소해 왔을 때 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면목이 없다”며 “한 사업장의 파업이기 전에 아산시민의 아픔이 되고 있다. 하루 속히 사업장으로 돌아 갈 수 있길 바란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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