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다산 김칠준 대표변호사.

“김주현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래야 뒤이어 나타날 수 있는 똑같은 죽음을 예방할 수 있다.”

고 김주현씨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장에서 누구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되돌아보고,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칠준(52) 변호사가 지난 14일(금)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장례식장에서 김주현씨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제2·제3의 희생을 막을 수 있다고 강변했다.

김 변호사는 “경찰은 타살의 의혹이 없으니 수사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쾌활하고 건강한 사람이 1년 동안 어떤 고통을 당했기에 회사 복귀를 앞두고 고민했는지에 대해 복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주현씨에게는 지난 1년간 삼성공장 자체가 가장 큰 고통의 장소였을 것이다. 그동안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가고 싶지 않은 직장을 표현한 내용을 보면 청년의 가슴 아픈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삼성이라는 회사는 그에게 고립된 곳, 도움 받지 못할 곳이었다. 새로 시작 될 일상이 시작도 하기 전에 고통을 먼저 떠올린다면 얼마나 괴롭겠는가”라며 고 김주현씨의 당시 심리상태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그는 특히 불과 8일 만에 두 건의 자살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난 점도 주목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똑 같은 자살사건이 두 차례나 발생한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김주현씨는 이미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목격됐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혼자 방치한 것은 회사의 중대한 과실이 노출 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타살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종결짓는 경찰이 과연 정의롭다고 할 수 있는가.”

김 변호사는 “내일은 또 어떤 사람이, 누구의 자식이, 누구의 친구가 고 김주현씨의 모습으로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날지 모른다. 그런데도 삼성이 책임이 없다고 할 것인가. 그런데도 이 사회가 책임이 없다고 할 것인가” 되물었다.

1987년 제29회 사법고시와 제31회 행정고시를 동시에 합격한 김칠준 변호사는 이 시대 가장 대표적인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1998년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에서 집행위원장으로 활약하고, 경기복지시민연대 공동대표와 제3대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직도 맡고 있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