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의 농약중독연구소 연구진.(왼쪽 네 번째가 홍세용 교수)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소장 홍세용)는 그동안 대책 없던 카드뮴 중독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연구소측은 최근 카드뮴 중독 치료법을 찾는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체외배설(chelation)을 통해 카드뮴 중독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연구진은 54세 남성 카드뮴 중독환자에게 강력한 항산화제(glutathione)를 정맥주사를 통해 투여하면서 동시에 체외배설(EDTA) 시키는 방법을 이용해 인체에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고 체내의 카드뮴을 효과적으로 배설시켰고, 환자의 증상을 크게 완화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길효욱 교수는 “중금속 중독의 일반적인 치료법은 독성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체외배설 요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킨다는 통념 때문에 지금까지 카드뮴 중독은 치료법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Human and Experimental Toxicology’ 최신 판에 발표했다.
카드뮴 중독, 평생 통증과 싸워야 하는 잔인한 병
카드뮴은 소량이라도 체내에 흡수되면 위험한 중금속이며, 산업현장과 폐광지역에서는 중독 위험이 산재해 있다.
그동안 산업의학과 의료진의 적극적인 예방활동 결과로 현재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는 중금속 중독 발생률이 극히 드문 상태까지 진전됐다. 그러나 30~40년 전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환자들이 양산됐고, 지금도 적지 않은 환자들이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다.
카드뮴 중독은 평생 통증과 싸워야 하는 잔인한 병이다. 진통제도 듣지 않아 환자들이 느껴야하는 고통은 실로 엄청나다. 일본말로 병 이름이 ‘이따이 이따이(아야 아야)병’일 정도다.
홍세용 연구소장은 “이번 연구결과가 카드뮴 중독 환자와 의료진들에게 작은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는 지금까지 세계최초로 제초제 중독 치료법을 개발하고, 만성농약중독 진단기준을 세우는 등 많은 연구 업적을 세웠다. 순천향병원 농약중독연구소에서 생명을 건지는 농약중독환자는 매년 500명이 넘는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