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토끼해가 밝았다. 서른 일곱 토끼띠 노총각의 소망은 '일과 사랑 두 가지를 모두 쟁취하고 싶다'는...
“토끼해를 맞아 좋은 인연 만나 사랑까지 쟁취하는 멋진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2011년 신묘년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1975년생 토끼띠 조윤기(36·아산시청 전산7급)씨를 만났다. 두꺼운 방한복 차림에 얼굴이 붉게 상기된 그는 야외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카메라 앞에 설 줄 알았으면 옷차림에 신경 좀 쓸 걸 그랬다”고 말했지만 꾸밈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아산시청 교통행정과에서 근무하는 그는 올해 우리나이 서른일곱 노총각이다.
올해 공직생활 7년차로 접어든 그는 뛰어난 업무능력을 갖추고, 매사에 적극적이어서 주변 동료로부터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결혼문제 만큼은 아직까지 인연을 만나지 못해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란다.
아산시청 교통행정과에서 그가 맡은 업무는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시내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려주는 버스정보시스템 관리를 하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겨울철에는 날씨가 추워 기계가 오작동하거나 시스템 에러가 종종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날도 승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현장을 점검하고 오는 길이다.
버스정보시스템 관리는 2004년 아산시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 두 번째 맡은 업무다. 시내버스는 사시사철 시민들이 이용하는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나와야 한다.
그는 전산직이라는 특성상 근무하는 부서가 한정돼 있다. 정보통신과, 교통행정과, 보건소, 시립도서관, 의회사무국 등 인사이동의 폭이 좁다. 처음에는 좀 더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보다 전문성을 높여야 겠다는 생각으로 바꿨다.
“항상 새로운 일을 찾아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 특히 사무실이 아닌 현장을 뛰는 일이 체질에도 맞는다. 성격 탓인지 모르지만 지난 7년여 근무하는 동안 일이 어렵거나 힘들다고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지금까지 수동적인 업무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보다 전문적인 영역을 고민해 기획하고 싶다”
그의 고향은 핸드폰 수신조차 되지 않는 충북 진천의 산간마을이다. 그곳에 살고 계신 부모님은 총각으로 나이 숫자만 늘리고 있는 아들걱정이 크다고 한다.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지 못하는 점이 늘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장가가라는 잔소리를 피할 수 있어 다행스럽기도 하다.
겨울철 산골마을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겨울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스노우보드 마니아다. 많은 사람들이 쌓이는 눈과 추위에 몸서리를 치는데 그의 눈에는 오히려 생기가 돈다. 그는 이번 겨울에 몇 번이나 눈밭에서 뒹굴 수 있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토끼가 겁 많고, 약한 동물로 보이지만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는 그 어떤 동물보다 빠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토끼는 다산의 상징이다. 올해는 좋은 인연 만나 결혼해서 토끼처럼 예쁘고 귀여운 아기까지 만나고 싶다.”
서른일곱 노총각의 새해 소망이 꼭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