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 총무복지위원회 김영애 시의원.
“집행부에 대한 일방적인 ‘질타’가 아닌 시민을 위한 ‘공감’을 원했습니다.”
2010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영애(43) 의원이 공무원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의원으로 꼽혔다. 물론 정확한 평가를 위한 선발기준을 정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행감장에서 나온 많은 공직자들이 김 의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23일(목) 아산시의회는 수능시험을 마치고 시험장을 빠져 나오는 고3 수험생들을 연상시켰다. 29일간의 기나긴 정례회 일정을 마치고 의회나 집행부 모두 큰 짐을 벗어 내려놓은 것 같은 분위기였다.
시의원들과 공직자들이 모두 빠져나간 텅 빈 아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영애 의원을 만났다. 김 의원에게는 올해가 본인이 살아온 43년 중 가장 커다란 변화를 겪은 해다.
전문 정치인이 아닌 자신이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하던 자체부터가 인생 격변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왕 시작 한 것 주변을 실망시키지 않으리라는 김 의원의 노력은 처절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니 김 의원은 언론이나 집행부로부터 주목받는 의원이 됐다.
김 의원의 의정활동 소재는 큰 것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가장 평범한 시민의 눈으로 생활 속에서 발견하고, 생활 속에서 접근해 나갔다. 그렇지만 평소 조용조용한 성격과 달리 감사장에 들어서자 매섭고 날카로웠다.
김 의원은 생활쓰레기 수거방식, 다중이용시설 관리, 문화프로그램, 도서현황, 보육시설, 육아·교육문제 등에 대한 문제를 주부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불편에 대한 개선과 필요에 대한 보완을 주문했다.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정리해 공직기관의 청렴도, 비리공직자 등에 대한 내부 조치상황도 상세히 물었다. 특히 아산시의 낮은 청렴도 평가에 대해서는 강한 질책을 가했다.
2010년 행정사무감사에서 김 의원은 동료의원 중 가장 많은 67건의 방대한 자료를 집행부에 요구했다. 총무복지위원회 6명의 의원들이 주문한 총 145건의 자료 중 46%를 그녀가 신청한 것이다.
자료신청 건수가 의정활동의 잣대는 아니지만 그녀는 일일이 자료를 검토하고, 타 지자체의 사례를 수집하며 장단점을 비교 분석했다. 김 의원은 그렇게 40여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녀는 초선 의원으로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방대한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20~30년 행정경험을 갖춘 간부공무원들과 논리대결을 펼쳐 나갔다. 그녀의 감사가 끝나자 많은 공무원들이 그녀의 합리적이면서도 꼼꼼한 지적과 대안제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몇몇 부서 책임자들은 행정사무감사가 끝나기도 전에 내년 사업에 추경예산이라도 반영시키겠다며,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김영애 의원은 지난 4개월간 새벽2시까지 공부하는 등 올해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바쁜 한 해였지만 그 만큼 보람있었다고 말했다.(행정사무감사 장면)
“지난 4개월은 제 생애 가장 많은 공부를 한 시기였습니다. 아마 학창시절에도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의정활동을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저 자신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놀라울 정도로 성숙시킨 것 같습니다.”
2010년 의사일정을 끝내자마자 그녀는 벌써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자신이 지적하고, 집행부에 요구한 사항들에 대해서 진행과정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김영애 의원의 내년 의정활동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