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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로 안방극장 녹일 거예요”

등록일 2002년05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가수에서 탤런트 대변신 성유리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본격적인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서 긴장돼요.” 연기자로 변신한 4인조 여성 댄스그룹 ‘핑클’ 멤버 성유리(21)의 요즘 생활은 ‘따로 또 같이’다. ‘핑클’의 멤버이면서 연기자로서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 성유리는 순정만화 주인공을 닮은 것 같은 가녀리고 청순한 이미지와 여배우 뺨치는 외모로 그동안 연기자로 ‘러브콜’을 많이 받아왔다. 그렇지만 앨범을 내놓는 족족 대박을 터뜨리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그룹 ‘핑클’ 멤버로 활동하면서 연기활동을 겸업하기란 쉽지 않은 일. 또 하려면 제대로 하고 싶었고 자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4집 활동을 시작하면서 ‘핑클’ 4명의 멤버가 가수활동과 겸업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면서 성유리도 자신감이 붙어 가수에 이어 연기자까지 도전장을 던졌다. ‘핑클’의 멤버로 그동안 시트콤 드라마에 몇번 카메오로 얼굴을 비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던 성유리는 ‘명랑소녀 성공기’의 후속으로 5월8일부터 방송하는 SBS-TV ‘나쁜 여자들’(극본 박현주?연출 최문석)을 통해 연기자로 정극에 본격 데뷔한다. 성유리가 맡은 역은 대형 할인점 ‘이브마트’의 직원 ‘한열매’. 싹싹하고 애교 많고 귀여운 천상 여자 역할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늘 연애중이지만, 남자 보는 눈이 없어 실연을 밥 먹듯 하고, 그럴 때마다 다시는 남자에게 속지 않겠다고 맹세하지만 작심삼일 가기가 힘들다. 성유리는 같은 매장에서 일하는 박재경(박솔미 분), 이연희(김혜리 분)와 삼총사로 이 드라마의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극중에서 한열매는 싹싹하고 귀엽지만 감정기복도 심하고 웃을 때도 울 때도 과장이 심해서 ‘오버’ 연기가 많다. 성유리는 “처음에는 과장 연기 때문에 어색했지만, 진지하기보다는 코믹한 역할이어서 소화하기 쉬운 것 같아요”라며 한열매 역할에 흠뻑 빠져 있다. 그동안 곳곳의 카메오 출연과 뮤직 비디오 촬영 등으로 연기가 처음이 아니지만 쟁쟁한 탤런트 선배들 앞에서는 세발자전거 타는 아이에 불과하다. “첫 출연인데 비중 있는 역할이라 걱정이 많아요. 그래서 제 대사는 물론, 다른 사람 것까지 전부 달달 외웠어요.” 4월 초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일주일에 2번씩 세실극단 소속 연극인 김순이씨로부터 발성법부터 호흡법, 감정 잡아 울기까지 등 연기의 기본을 배우고 있다. 한열매의 ‘싹싹하고 애교 많고, 섹시하고, 귀여운 여자’는 성유리와 딱 맞는 이미지다. 하지만 그녀는 보기와는 다르게 애교가 전혀 없다. 멤버들 사이에서는 귀염둥이 막내지만 오히려 ‘핑클’의 다른 멤버들이 그녀에게 애교를 부리는 상황. 때문에 한열매의 매력 포인트인 ‘남자 홀리기’(?)를 ‘핑클’의 옥주현에게서 전수받고 있다. 그녀는 “많은 분들이 싹싹하고, 애교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남자들에게 어떻게 해야 사랑을 받는지도 잘 모르고요. 그래서 ‘핑클’ 멤버 중에서 가장 애교가 많은 주현이 언니에게 콧소리 내는 법 등 애교 연기를 배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외적인 조건으로만 따진다면 벌써 탤런트를 하고도 남았을 텐데,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화면에 비친 걸 보니까 별로 예쁘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얼굴이 안되니까 웃기게라도(?) 가자고 결심했죠”라고 대답. 미녀 중 미녀로 꼽히는 엉뚱한 그녀의 농담에 웃음이 입가에 머금어진다. 성유리는 평소 연기자의 꿈을 꾸어왔다. 그러나 막상 섭외가 들어왔을 땐 머뭇거리게 됐다고.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1∼2년 후에나 하려고 생각했어요. 그랬더니 주변에서 그때면 아마 저를 찾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될 때 하자고 무작정 뛰어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챙겨주던 멤버들과 함께 하지 못함에 대해서는 “이제야 드디어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는구나 싶어요”라며 “가수로서의 활동이 양적으로 줄어든 반면 음악 프로에 집중할 수 있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핑클’의 멤버로서 연기자로서 일주일에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는 성유리만의 체력유지 노하우는 틈만 나면 무조건 잠자는 것. 인천이나 김포의 촬영장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요즘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한다. 아직까진 실수도 많고, NG도 많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스태프들과 함께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성유리의 새로운 연기자의 싹을 엿볼 수 있었다.
주간현대/이상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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