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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아산시위원회 강훈식 위원장. |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봉사’하러 선거에 나선다고 말한다. 그러나 봉사는 다른 자리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는 봉사가 아니라 국민을 잘 먹고, 편안하게 살게 하는 ‘실천’이다.”
민주당 아산시위원회 강훈식(37) 위원장이 내린 정치에 대한 정의다.
민주당이 손학규 대표체제로 전환되며 강훈식 위원장의 하루가 더욱 분주해 졌다. 민주당 아산시 위원장에, 중앙당 부대변인에,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에, 당대표 정무특보까지 이제 그는 1인4역을 맡은 민주당 핵심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강훈식 위원장은 건국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손학규 대표를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보좌해온 최측근으로 꼽힌다. 강 위원장은 2006년 ‘민심대장정’을 전략 기획한 기획통이며,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아산시 국회의원 후보로도 출마했다.
지난 10일 민주당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강 위원장은 손 대표의 정치철학과 비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탁월한 기획력을 겸비한 인물로, 당 내·외의 여러 목소리를 균형 있게 조정하고 통합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정무’란 것이 당 안팎의 의견을 대표에게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이다. 너무 중책이라 고민했지만 손학규 대표의 강한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어떤 당직도 맞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중앙당에서만 중책을 세 가지나 맡게 됐다.”
젊은 참모그룹을 손학규 대표의 근거리에 배치한 것은 2012년 대선 물밑작업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강 위원장은 부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손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젊은이들의 아이디어를 도정에 반영하기 위해 30대 초반의 젊은 보좌관을 영입한 적이 있었다. 당시 사립학교법 개악논란을 일으켰던 ‘국회의원 낙선운동’을 벌여 시민운동으로 확대시킨 강훈식 위원장이 발탁돼 손 대표와의 동행이 시작됐다.
중앙당에서 중책을 수행함에 따라 지역 활동이 소홀해지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중앙과 지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발전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강 위원장은 지난 2008년 총선패배 평가와 2012년 총선 전망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분석을 내놨다.
“지난 총선에 낙선한 것은 저와 민주당이 민심을 얻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한나라당에게 졌고,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정당인 자유선진당에게 졌다. 하지만 지금 민심은 현 정권의 실정에 실망하고, 지역정당에 실망한 분들이 민주당에게 새로운 희망을 느끼고 있다. 엄숙하게 민심을 받아들이고 민심 속에서 2012년 총선을 맞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강 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지적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형쇼핑센터와 전통시장, 정규직과 비정규직, 200만원 유치원과 20만원 유치원 등 사회 전 부분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불평등이 늘고 있다. 최소한 경쟁의 조건을 만들어 주기위해 중소기업 지원확대, 전통시장 현대화, 비정규직 차별금지, 무상보육 등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강 위원장은 본인 스스로 세계 최초의 인터넷 정당이라고 밝힌 ‘정정당당’ 창당대회를 주도했고, 대학에 부재자 투표함 설치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들이 정치가로서의 꿈과 야망을 일찍부터 품어온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본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에 입문하기 이전인 2002~2004년 ‘신훈패션’이라는 온라인유통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50여 명의 선·후배들과 함께 이끌던 신훈패션은 한 언론사에서 실시한 ‘디지털거상’을 수상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정치에 뜻을 둔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다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 만들기’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이 가지고 있었다. 건국대학교 총학생회장 시절에도, 시민단체에서 일할 때도, 경기도청에 근무하며 일자리창출과 충남-경기 상생협약을 맺을 때도 관심은 ‘다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 만들기’였다. 그 길을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