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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사흘 앞둔 아산시의회 안장헌 의원이 어린이를 앞세운 어머니들과 함께 어깨띠를 두르고 집회현장에 나타났다. |
“안 의원님! 낼모레 장가갈 사람 맞아요?”
지난 11일(목) 오전10시 아산시청 현관에는 결혼식을 사흘 앞둔 아산시의회 안장헌(34·민주당) 의원이 어린이를 앞세운 어머니들과 함께 어깨띠를 두르고 나타났다.
영유아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위험물과 보육시설의 이격거리 50m' 규정을 어기고 주유소 입점을 허가해준 아산시의 불법행정에 어린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단순한 동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마이크를 움켜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산시의 미래인 영유아들이 생활하는 어린이집 주변에 위험물 저장처리시설인 주유소 설치를 허가해 준 것은 아산시의 무책임한 탁상행정에서 비롯됐다. 영유아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유소 사업허가를 즉각 취소하라”
이쯤 되니 그를 알아본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다가와 “낼모레 장가갈 사람 맞냐” “정말 못말리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아산시 배방읍이 지역구인 안장헌 의원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아산시의회 최연소 의원으로 등극해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때때로 돌출발언과 함께 소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독특한 캐릭터의 주인공이다.
지난달 열린 시정질문에서는 국유지를 무단으로 점령한 삼성을 향해 ‘세계 굴지의 글로벌기업 삼성은 법적·윤리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도 높은 쓴소리를 날려 주목받기도 했다.
“이번 일은 분명히 행정의 잘못이다. 행정당국이 정해진 원칙만 지켰어도 어머니들이 어린자녀들을 앞세워 이렇게 시청을 찾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낭비적인 일인가. 시민을 대표하고 행정을 감시하는 의원 입장에서 주민의 편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유별나게 오지랖 넓은 안의원은 늦장가를 가면서도 예비신부의 눈총을 뒤로 한 채 집회현장에서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결혼식 초대장에 적힌 ‘사랑이라는 말로 구속하지 않고, 생활을 이유로 지치지 않겠다’는 문구는 ‘가정에 충실하지 못해도 이해하라’는 예비신부를 향한 정치적(?) 발언은 아니었을까.
안장헌 의원은 작년 7월에 만난 우리나이 서른다섯 동갑내기 장미영씨와 11월14일(일) 오후 1시 아산시 배방읍 호서웨딩홀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