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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마을이름 되찾아야 할 텐데…”

<인터뷰> 권태혁(77·온주향토지편찬위원장)

등록일 2010년10월3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온주향토지편찬위원회 권태혁 위원장이 마을 앞 표석에서 향토지를 보여주며, 향토지를 편찬하는 동안 '온주' 명칭의 역사적 가치와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죽기 전에 마을이름을 되찾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주민의사와 관계없이 영문도 모르고 빼앗겨 버린 마을 이름만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권태혁(77) 온주향토지편찬위원장의 넋두리다. 좌부동에서 농사를 짓는 권 위원장은 가을걷이가 끝난 요즘 잃어버린 ‘온주동(溫州洞)’ 이름 찾기에 발 벗고 나섰다.

권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온주동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은 온주향토지편찬을 하면서 부터다. 온주동은 2003년 아산시의회에서 의원발의에 의해 당초 아산시였던 동지역을 온양1~6동으로 편제하면서 온양6동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며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주민들은 영문도 모르고 온주동 주민이 아닌 온양6동 주민이 됐다.

“당시 우리 주민들은 동이름이 바뀌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어느 날 갑자기 온주동이라는 명칭이 사라져 버린채 온양6동이 돼버렸다. 아무리 의원들의 힘이 막강하고, 의회의 고유 권한이라 하더라도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권 위원장은 “다 지난일 가지고, 잘잘못 따져 뭐하냐는 생각이 들다가도 마을 이름을 다시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 기가 막히다”며 다시 한 번 한숨 섞인 원망을 보였다.

특히 권 위원장을 가장 아프게 한 일은 바로 지난 7월 온주향토지편찬을 마무리 하고 나서 발행처를 ‘온양6동’이라고 써야 하는 순간이었다고 한다. 그는 도저히 온주동이 아닌 온양6동을 인정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권 위원장은 “주민들은 온주동이 온양의 뿌리라는데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온양의 뿌리인 온주동이 1동이 아닌 6동으로 편제된 것도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조선시대 온양군의 관아건물인 온주아문과 동헌이 문화재(1973년2월24일 충남유형문화제 16호)로 지정돼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 역사는 신라 문무왕때 붙여진 ‘온주’라는 옛 지명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 문무왕 때면 660년대다. 무려 13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고장 이름이 시의원 몇 명의 결정으로 사라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어찌 보면 온주동 이라는 지역 이름을 우리세대가 마지막으로 사용하고, 영원히 역사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죽기 전에 지역 이름을 되찾으려는 이유다.”
<이정구 기자>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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