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지키는 것 넘어서 보급할 수 있는 외암민속마을 말들고 싶어
오는 6일부터 5일간 외암민속마을에서 조상들의 삶과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짚풀문화제가 펼쳐진다. 처음 주민들이 주축이 돼 마을축제로 시작한 이 행사가 어느덧 아산시의 대표적인 전통축제로 자리매김해 벌써 1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의 확대에만 치중한 나머지 초심을 잃고 마을 주민들의 갈등을 빚는 등 개선의 여지가 지적되기도 했다. 지난해 신종플루로 인해 취소되면서 2년만에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그 변화와 외암민속마을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준봉 외암민속마을 보존회장의 말을 들어봤다.
▶보존회장으로 활동한지는 얼마나 됐고, 이번 축제가 달라진 점은?
-2006년 말까지 예비군 지휘관으로 근무하다 퇴직 후 귀향해 지난해 3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마을에 불미스러운 일들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문중일 관여하게 됐다.
2008년 총괄이사로 축제에 참여했는데, 축제의 모습이 내 생각과는 달랐다. 우리 축제는 다른 곳처럼 물건을 파는 상업적인 성격이 아니라 전통마을로서 조상들의 농경문화와 관혼상제 등 조상들의 삶과 전통적인 유교문화를 보여주고 체험하는 행사인데 대형무대에 초청가수의 공연, 부스에서 외부업체의 영업이 이뤄지는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해는 그런 것들이 일체 없이 마을 부녀회에서 먹거리장터를 운영하고 무대도 마을 내에서 소규모 공연으로 진행하는 등 실질적인 마을행사로 이뤄지도록 했다. 비록 주된 업무는 아산문화재단이 맡고 있지만 우리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고 그런 변화가 이번 행사부터 시도되고 있다.
▶축제 때마다 마을 주민간의 갈등이 생겨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데…
-사실 갈등이 있긴 했다. 이전의 상업적인 행사에 이권에 따른 부분과 특정 주민들에게 치우친 역할이 갈등의 요인이 됐다. 올해는 상업적인 부분이 약해지고 주민들도 골고루 참여하도록 해 상당부분 해소했다. 아직 진정한 마을행사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런 방향으로 진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그 조건 중 주민들의 참여도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어떠한지
-사실 대부분 노인들이 많고 노인분들은 세계문화유산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 하지만 마을에 뜻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은 모두 필요성을 공감하며 의식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 마을 주민들은 문화재라는 이유로 변경도 안되고 농작물도 관광객들에 의해 훼손되기도 하는 등 불편이 많다. 또 집안에도 불쑥 들어와 사진을 찍기도 해 초상권침해에 대한 불만도 많다. 하지만 조상들의 삶을 지키고 이어간다는데 자긍심을 갖고 키워가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보상대책이 국가차원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옥에 대한 보수 외에는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삶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보존회장으로서 마을에서 펼치고 싶은 사업이나 바라고 있는 발전방향은?
-개인적으로 마을에서 없어진 서당 등의 건물과 훼손된 건물에 대해 복원을 추진하고 싶다. 왜곡되지만 않는다면 사실과 역사에 입각한 복원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또 예안 이씨 유물을 확보해서 유물관을 만들고 싶다. 유물관을 준비하기 위해 유물을 확보중이다.
마을 관광 차원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위한 자원을 발굴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전통을 지키는 역할을 넘어 젊은 세대들에게 예절을 가르치고 도덕교육을 하는 등 전통을 보급하는 역할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자리잡고 이뤄졌을 때 전통민속마을로 발전할 것이고, 주민들이 살면서 살아있는 박물관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민속마을이 됐을 때 고향을 떠난 주민들도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