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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 자료설명 안하나 못하나

발표는 대학 ‘맘대로’…파장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등록일 2010년09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순천향대학교가 9월6일 '아산시 중금속 오염 심각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에서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대학측은 10일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해명도 않고 있다. (사진은 '진리탐구'를 강조하는 순천향대 홍보자료 캡쳐)

“아산 지역 대기 중 나노입자에서 납·아연·크롬·비소·망간·니켈 등 중금속이 다량 검출됐다. 중금속 농도를 분석한 결과 산업단지인 광양지역이나 인구밀집도가 가장 높은 서울보다 더 높아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준이다."

충남 아산시 소재 순천향대학교(총장 손풍삼)가 9월6일(월)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다.

중금속은 코와 후각을 통해 신체 안으로 들어와 상피세포와 혈관 또는 림프조직에 침투해 뼈골, 간, 신장, 비장, 심장 등과 같은 민감한 기관으로 이동해 뇌로 전이돼 정신질환까지 야기 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내용도 설명자료로 첨부했다.

이 자료가 발표된 이후 <충남시사신문>에서 몇 가지 의문점을 제시하며 보완취재에 들어갔으나 순천향대는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 취재를 거부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순천향대에서 제시한 석연치 않은 몇 가지 자료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와 설명을 요구했지만 보도자료 발표 10일이 지난 이후에도 답변이 없다.

순천향대가 발표한 자료는 지난 한 주 방송, 신문,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됐고, 아산시민들의 심리적, 정서적 불안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또 그 여파로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아산시’라는 대외적인 이미지 실추가 동반됐다. 

아산시의 대기 중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는 순천향대 발표 자료는 많은 부분에 있어 허점이 노출 됐지만 대학은 시간이 흘러 시민들이 망각하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또 대학 내부에서도 대외적인 해명은 뒷전인 채 책임공방만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속의 녹색첨단도시’를 지향하던 아산시도 심각한 이미지 훼손을 입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대응은 없는 상황이다. 

순천향대 손부순·이미영 교수 연구팀은 2008년~2011년까지 환경부 지원으로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개발사업 프로젝트’를 수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향대 이것만은 반드시 설명해야

'아산시가 서울과 광양보다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며 순천향대학교가 제시한 유일한 자료다. 2008년과 2009년 1년 사이에 납 함유량이 ㎥당 10.25ng에서 0.14ng으로 73분의1로 줄어든 점 등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많지만 대학 연구팀은 아무런 설명이나 해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순천향대 보도자료 캡쳐)

도농복합도시로 청정지역을 자랑하던 인구 27만명의 아산시가 인구 1000만명의 서울시 보다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는 점을 입증하기에는 순천향대 연구자료가 너무 부실하다.   

순천향대에서 발표한 2008년 아산과 서울시 대기 중 ㎥당 중금속 측정치를 보면 납은 아산지역이 10.25ng으로 서울 5.22ng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았다. 비소도 아산이 8.90ng으로 서울 5.85ng보다 매우 높았다.

또 2009년 측정치에서는 납은 아산이 0.14ng으로 광양 0.07ng보다 두 배나 높았다. 니켈과 구리도 아산이 0.49ng, 0.27ng으로 광양 0.18ng, 0.12ng보다 각각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는 그 원인을 황사, 교통량 증가, 중소기업체 증가 등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측정 시점을 2008년과 2009년으로 연도만 밝힌 점만으로는 아산시가 서울과 광양보다 공기가 오염됐다는 설명이 부족하다.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대학측에 공기를 포집한 위치와 날짜, 시간 등 보다 상세한 데이터를 요구했지만 대학측은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또 아산시를 37배나 인구가 많은 서울시와 비교하며 교통량 증가를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으로 설명한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 게다가 중소기업체 증가에 대한 설명은 더욱 막연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중소기업에서 대기 중에 중금속을 방출시키는가도 설명이 필요하다.

특히 가장 큰 의문점은 2008년 아산시 납 농도가 ㎥당 10.25ng으로 나타났는데 이듬해인 2009년에는 0.14ng으로 조사돼 73분의1로 줄었다. 전년도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아진 수치는 설명 없이는 이해할 수조차 없다. 

마찬가지로 2009년 서울은 어땠는지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어떤 조건으로 조사했는지 설명도 없이 순천향대 연구팀은 ‘서울과 광양보다 아산시의 대기오염이 더 심각하다’고 결론냈다.

아산시는 물론 순천향대 명예도 달렸다

<기자생각>

“순천향은 서울, 부천, 천안, 구미를 연결하는 종합병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순천향의 의료, 의약바이오, 생명과학분야, 연구능력은 이미 국내 최고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대학소개 총장의 말에서)

연구능력에 있어 국내 최고수준 이라고 자랑하는 순천향대의 연구발표로 ‘세계 속의 녹색첨단도시’를 꿈꾸던 아산시가 하루아침에 ‘대기오염에 찌들고, 시민의 건강이 위협받는 도시’로 전락했다.

기자에게 순천향대 연구팀의 발표자료는 충격적인 만큼 정황상 궁금점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또 아산과 인접한 천안이나 평택, 당진 역시 영향권에서 크게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포함된다.

순천향대 발표가 사실이라면, 해당 지자체인 아산시는 물론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것이 당초 취재 의도였다. 이미 자료를 발표한 순천향대에 기자의 취재의도를 사전에 충분히 설명했다.

그렇지만 순천향대 연구팀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설명할 이유가 없다. 당신이 뭔데~’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자는 물론 기자의 글을 읽는 독자들은 당연히 순천향대의 연구결과에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또 그 의혹은 ‘연구능력이 전국 최고수준’이라는 순천향대 자체를 불신하게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환경부 연구용역 예산’을 둘러싼 각종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 해석했다. 이를테면 의문투성이의 연구결과를 엮어 만들어질 환경부 자료나 정부의 환경정책을 믿을 수 있냐는 것이다.

순천향대가 해결해야 할 숙제는 또 있다. 뒤늦게 흘러나온 정보에 의하면 서울시보다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발표한 아산시의 공기채집 장소는 다른 곳도 아닌 대학 캠퍼스 내부라는 것이다. 결국 순천향대 캠퍼스는 중금속오염이 심각한 위치에 있다는 말이다. 

이제 순천향대는 더 이상 내부 책임공방만을 일삼을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를 명쾌하게 매듭지어야 한다. 대외적인 교육기관의 책임을 다하라는 말이다.

순천향대는 교육기관 그리고 교육자의 명예를 걸고 떳떳하다면 기자가 요구한 근거자료를 당당하게 제시하기 바란다. 반면 이미 발표한 자료에 대해 부족하거나 실수가 있었다면 그 사실을 밝히고, 지역의 이미지실추에 대한 용서를 구하기 바란다.

그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며 교육기관 다운 용기있는 행동이다. 그리고 아산시는 물론 순천향대의 명예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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