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곤파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아산시 방축동의 한 골프연습장은 곤파스가 상륙하자 철기둥이 휘어지며 힘없이 넘어가고 말았다. |
9월2일 새벽잠을 깨운 제7호 태풍 ‘곤파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강수량은 30㎜안팎으로 많지 않았지만 초속 20~30m로 강타한 천안·아산지역 곳곳에는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다.
도로 곳곳에서 가로수들이 뿌리째 넘어갔고, 담장이 무너지고, 지붕과 간판이 날아갔다. 수확을 앞둔 가을 들녘에도 곤파스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추석을 앞두고 출하준비가 한창인 과수농가에서는 낙과피해가 심했다. 논밭의 지형에 따라 국지적으로 불어 닥친 강풍을 비켜간 농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농가는 50%까지 낙과피해가 발생했다.
출하 준비가 한창인 과수농가에서는 낙과피해의 불안감에 밤새 한 숨도 못자고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또 이삭이 영글어 묵직해진 벼도 바람을 피하지는 못했다. 행정기관에서는 논농사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일부 농가에서는 단 한포기도 남지 않고 벼 이삭이 쓰러져 물에 잠겼다.
쓰러진 벼이삭을 방치할 경우 싹이 트거나 병해충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긴급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밖에도 인삼밭과 비닐하우스 등 특용작물 시설들이 바람에 날아가는 등 농촌지역 곳곳에 재산피해를 남겼다.
새벽녘 천안과 아산시내 곳곳에서는 도로에 쓰러진 가로수, 간판 등으로 곡예운전을 연출시켰고, 정전으로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아 새벽 출근길에 오른 차량들이 뒤엉켜 정체를 유발하기도 했다.
아산시 방축동의 한 골프연습장에서는 철구조물에 씌워진 그물망이 넘어가며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인도로 넘어간 골프장 철구조물이 아슬아슬하게 전신주 앞에 멈춰섰고, 부러지며 분해된 쇠파이프도 곳곳에 나뒹굴었다.
천안시와 아산시 일선 행정부서와 재난관리 부서에서는 태풍피해 접수와 현황파악에 나섰지만, 아직 구체적인 피해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올 가을 1~2차례 큰 태풍 남았다
곤파스가 천안과 아산에서 거센 바람을 내뿜을 수 있었던 것은 라니냐의 영향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곤파스는 서태평양에서 발생해 우리나라까지 긴 거리를 이동하며 따뜻한 바다에서 수분과 열에너지를 응축시켰다.
기상청은 올가을 위력 있는 태풍이 1∼2개 더 한반도에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태풍 발생을 막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8월 하순 들어 약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여름철 태풍이 많이 발생하지 않아 태풍 형성 해역에 에너지가 응집돼 있다고 한다.
또 올 가을은 라니냐가 지속돼 해수면 온도도 높아 같은 경로로 이동하지는 않더라도 9∼10월에 태풍 1∼2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9월2일 새벽 불청객 곤파스가 지나간 자리를 돌아보았다.
|
1번국도 남천안 부근에서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 차도를 가로막고 있다. |
|
새벽부터 중장비를 동원해 전신주에 걸친 나뭇가지 등을 제거하고 있다. |
|
천안시에서 차량통행이 가장 많은 청삼교차로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아 차량들이 뒤엉키며 한 때 혼선을 빚기도 했다. |
|
수확을 앞둔 벼 이삭이 강풍에 힘없이 쓰러져 넘어갔다. |
|
가로수가 넘어가 도로가 막히자 한 차량이 장애물을 비켜 지나치고 있다. |
|
천안·아산 곳곳에서는 가로수가 뽑혀 도로를 차단시키는 등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
|
인삼밭의 차양막이 강풍에 쓰러지며 수년간 길러온 인삼을 덮쳐 버렸다. |
|
배 주산지인 천안시 성환읍, 직산읍, 아산시 음봉면, 둔포면 등 과수단지 곳곳에서는 낙과피해가 심각하다. |
|
수확을 앞둔 잘 익은 배가 바닥에 떨어져 상처를 입어, 상품가치를 상실했다. |
|
비를 동반한 태풍이 지나간 과수원 바닥에 곤파스의 상처가 나뒹굴고 있다. |
|
아산시 둔포면 공무원들이 과수 피해농가를 방문해 현황파악을 하고 있다. |
|
곤파스의 위력 앞에 철구조물의 골프연습장 그물망이 힘없이 넘어갔다. |
|
시내를 관통하는 전신주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철 구조물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