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3일 지방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자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이번 선거를 정책선거로 유도하기 위해 ‘선거의제보도’를 기획했다.
3주에 걸쳐 게재되는 ‘선거의제보도’에서는 특히 시장 출마 후보자들이 관심 쏟아야 될 지역 현안을 해결점 모색과 함께 싣는다.
‘선거의제보도’가 끝난 뒤에는 보도에서 도출된 의제를 중심으로 후보자에게 질의서를 발송한다. 후보자 답변서는 분석과 함께 5월중에 게재, 독자들의 후보자 선택 판단을 돕는다.
<편집자주>
아산의 현재 인구는 18만5천여명이지만 신도시의 발전과 빠른 성장세로 볼 때 적어도 5년 후면 두배 이상이 된다.
그러나 이만한 인구가 들고 들어올 쓰레기에 대한 대책은 현재까지 아무것도 없는 실정이다.
2000년부터 추진된 시단위 아산시생활폐기물 위생매립시설 조성사업도 입지선정위원회의 결정으로 낙점됐던 선장면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1만6천평의 신동 매립장은 2000년까지 매립만료를 하기로 했으나 시단위 쓰레기종합처리시설이 없어 계속 가동 중에 있다.
아산시는 1일 생활 배출량이 1백72톤. 이중 69.7톤이 매립되고 42.8톤은 소각되며 59.5톤은 재활용되고 있다. 매립되는 69.7톤 중 20톤은 천안시 쓰레기 매립장으로 향하게 된다.
아산시 담당자에 따르면 “현재 발생되고 있는 쓰레기 매립량으로 볼 때 신동 매립장의 경우 2003년 12월까지는 매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3년 이후 기하급수로 불어날 인구가 몰고 올 쓰레기와 오염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시민들은 아산시의 경제문제, 교육문제와 함께 환경문제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농촌지역은 폐비닐과 축산폐수, 기업에서 나오는 악취와 분진문제, 도시지역은 지역 곳곳에서 불법적으로 버려지는 쓰레기 문제와 정화조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시장님! 오염 안고 살거유?-현재까지 아산시가 쓰레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지역주민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 읍면동마다 쓰레기 매립장 때문에 싸우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쓰레기는 갈곳을 잃고 주민의 화난 음성은 가실 줄 몰랐다.
쓰레기 매립지 선정과정에서의 불투명성과 지역주민에 대한 이해를 돕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다.
선장면 쓰레기 매립장의 경우 입지선정위원회까지 마련됐었다. 문제는 입지선정위원 중 주민이 포함돼 있지 않았고, 금광굴이 있었다는 것이 입지선정위원회 위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입지 타당함의 당위성마저 잃게 했다.
혐오시설에 대해서는 다분히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주민의 마음을 아우를 수 있는 행정기구가 필요하다.
정해미(35·온천동)씨는 “다음 시장은 주민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혐오시설이 오더라도 70% 이상이 반대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이길 원한다”며 “한표의 권리를 여기에 걸겠다”고 유권자의 목소리를 냈다.
불법 쓰레기 천국으로 가는-농촌지역의 경우 대부분은 불법소각으로 쓰레기를 처리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단속은 미비할 뿐만 아니라 적발되고 나서도 “왜 나만 지적하느냐”, “이것이 불법이냐”고 되묻는 경우가 많다.
농촌지역의 불법소각이 보편화돼 있는 데다 심지어 쇠 드럼통을 구입해 와 그곳에서 소각하는 일도 빈번하다.
하천부지에서 밭뙤기를 경작하는 정수남(가명·58)씨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한해동안 고추를 경작하기 위해 씌운 폐비닐을 밭둑에서 태우다 적발됐다.
폐비닐을 읍면동사무소에 신고하면 천안재활용센터에서 와서 수거해 간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노선근(배방면 공수리)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깡통과 비닐, 플라스틱,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도 하지 않은 채 쓰레기가 생기는 대로 논둑이나 밭둑에서 태우다 과태료 50만원을 물었다. 그러나 발견된 사람만 억울할 뿐 아산시내 30분만 돌아다니다 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일상풍경이다.
농민들도 할 말은 있다. 폐비닐의 경우 더욱 그렇다. 정수남씨는 폐비닐을 태우기 전 면사무소에 전화했지만 그곳에서 온 대답은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라는 물음 뿐이었다.
실제로 취재기자가 17개 읍면동 사무소에 전화해 본 결과 폐비닐 수거 방법을 알고 있는 동사무소는 9개로 절반을 겨우 넘을 정도였다.
축산폐기물시설 ‘무용지물’-농촌의 또 다른 문제는 축산폐수로 인한 악취와 수질오염이다.
작년 7월과 8월 둔포면 주민들은 축산폐수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악취는 물론이고 파리, 모기 등 온갖 해충이 이곳에 들끓었다. 10마리도 채 안되는 돈육농가에서 정화하지 않은 채 하천으로 축산폐수를 버려왔기 때문이다.
아산의 대형 축산농가 49개소는 자체 정화시설을 마련해 놨지만 30마리 내외의 적은 수의 사육농가 5백58개소는 아직 신고조차하지 않았다. 이나마 행정파악이 가능한 곳만 그렇지 10마리 안팎의 축산 농가는 행정이 미치지도 않은 채 축산폐수를 무단방류하고 있다. 그러나 축산농가를 담당하는 담당공무원은 불과 3명 뿐으로 단속의 손길이 요원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00년 10월 아산시는 환경사업소 내에 축산폐수시설을 증축해 놓아 계속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사정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소를 사육하고 있는 강희남(49·송악면)씨는 “환경시설을 갖춰놓은 것은 정말 잘 했지만 이 시설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누가 시장이 될지 몰라도 축산폐수가 흘러가는 관거라든가, 사육 수가 적더라도 수거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송악면의 경우 송악댐으로 불릴만큼 아산시의 식수의 젖줄인데 상류부터 보호할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함에도 이를 수용하지 못해 축산농가는 농가대로, 주민은 주민대로 악취와 오염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변이 흐르는 천-온천1동 동사무소 뒤 온천천에는 늘 검회색빛의 물이 흘러가고 있다. 인근 주택가와 상가들의 생활폐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시내 중심을 가로지르고 있다.
10분만 온천천을 보더라도 변이 내려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온천1·2동은 대부분의 건물이 70년대에 지어져 정화조가 없는 시설이 대부분이다. 정화조를 설치하지 않고 무단으로 방류하면 벌금 50만원 이상에 징역 1년 이상이지만 아산시청은 “단속할 수가 없다”고 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데다 정화조를 만들 공간마저 없어 불법을 보고도 방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천천은 인간의 오물로 가득한 채 도심을 가로지르고 있다.
지난 99년에는 이곳을 자연형 하천으로 만든다며 용역을 주어 설계를 시도했다. 곡교천의 물을 용화동까지 끌어들어 다시 곡교천으로 내보낸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시도도 해보지 못한 채 이 사업은 포기됐다.
남주희(63·온천1동)씨는 “복개하천으로 하든지, 자연형 하천으로 하든지 도심 한가운데서 빨리 손을 봐야지, 원. 도심 한가운데서 썩어나가는 물을 보면 아산시 전체가 악취와 오염으로 가득 찬 오물 덩어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산시는 정화조가 설치돼야 하지만 없는 가구수가 얼마나 되는지 현안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도 없다.
아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온천1?2동이 재건축이 없는 한 이 지역의 오염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재건축만을 희망하며 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기영 호서대 교수는 “도심의 환경은 멀리 내다보고 건설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온천동의 경우도 정화조 설치 및 도심 한가운데가 건강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관광도시 면목 없다-“도고휴게소 부근까지 어름치와 다슬기가 살지만 도고글로리를 지나는 지점이 되면 생물 하나도 보기 어렵다.”며 도고면에서 공공근로하는 부녀회원들의 말이다.
그들은 “조금만 손보면 좋을텐데, 더 좋은 일을 하기 싫은 모양”이라며 혀를 찬다.
도고면은 풍세가 아름다워 간헐적으로 자전거 타는 사람이나 인라인스케이트(롤러브레이드)를 타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들은 도고천만 보면 기겁을 한다.
아산시에 각 읍면동마다 있는 저수지도 마찬가지. 낚시꾼들이 남기고 간 찌, 떡밥, 라면봉지 등으로 저수지 주변은 더럽기만 하다. 그나마 새마을 부녀회나 지역단위 봉사자들이 가끔 찾아와 봉사를 하지만 그곳도 4월이나 9월 단 한번이 고작이다.
음봉면 모 저수지에서 관리를 맡고 있는 김씨는 “참 아산시장이 바보여, 여기 저수지 조금만 깨끗이 하고 벤치 몇 개만 놔도 저절로 관광지가 될 것인데···깨끗하기는 커녕 들여나 봐야 말이지”하며 안타까워했다.
쓰레기를 없애는 시장 나와주길-정다슬(온천초 3)양은 “쓰레기 없는 도시를 만들어주는 시장이 나와주었으면 한다”고 앳된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학교에서 나와 온천천의 똥물을 보면기분이 나쁘다”고 다슬이는 한마디를 더 보탰다.
청주의 무심천, 서울의 한강 등 자치단체가 되면서 각종 환경사업을 정책의 첫 목표로 잡고 지방정치를 향해 뛰어 지금은 성과를 보고 있다.
아산시의 건강한 관광발전과 살기 좋은 환경을 위해 뛰고 있는 지방선거의 선두주자들은 어떤 생각을 품고 있을까.
환경오염을 어떻게 해결했으면 하느냐고 전문가 10명과 4개면 주민 50명을 설문조사했다. 이들은 환경오염 시설의 경우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할 것70%과 주민의견을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아산시에서 꼭 살려야 할 천으로는 온천천과 곡교천을 꼽았다. 주민들의 78%는 온천천의 복개를 원했으나 정반대로 전문가들은 자연형 하천의 복원을 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단체장 선출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