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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3일 오후 4시15분 서울역을 출발한 누리로 제 1727열차 내에서 순천향대 영어권 교환학생과 재학생들이 친환경 열차강의 시범운행에 참여해 박형춘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
순천향대학교(총장 손풍삼)가 30일부터 한국철도공사(사장 허준영)와 손잡고 친환경 열차인 ‘누리로’가 운행되고 있는 서울-신창순천향대역 1호선 전철 구간에 통학생을 위한 ‘친환경 열차강의실’을 개설하고 2학기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순천향대와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양 기관은 7월30일(월) 오전 7시30분부터 서울역 2번 승강장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친환경 열차강의실 운영’을 비롯한 학술정보, 시설, 교육, 고객유치 등 상호협력을 통한 양 기관의 공동발전을 위한 산·학 협약을 체결하고 통학시간을 수업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강의실 객차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 날 협약을 체결한 후 서울역을 출발해 신창·순천향대역에 도착 예정인 8시13분발 누리로 1727열차편에는 손풍삼 총장과 허준영 사장이 수강생 60명과 함께 동승한 가운데 2학기 첫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날 강의는 손 총장이 ‘녹색성장을 리드하는 열차강의’를 주제로 특강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역(08:13분 출발)→ 수원역(08:49분 도착)→ 천안역(09:32 도착)→ 순천향대역(09:54분 도착)
▶정상적인 실제 강의구간 : 수원역 → 순천향대역(1시간)
순천향대는 1만여 명이 넘는 재학생 중 70%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상당수가 열차와 전철을 이용해 통학하고 있다. 또 수도권 1호선 전철이 2008년도 12월15일에 대학 인근 신창·순천향대역까지 연장 개통 되면서 전철 이용 통학생이 급증했다. 2009년 6월부터는 이 구간에 ‘누리로’가 개통되면서 전철 이용 여건이 더욱 좋아져 친환경 열차 강의를 통해 시간활용은 물론 경제적, 환경적 활용가치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손풍삼 총장은 “대중교통수단인 전철에서 실시하는 친환경 열차강의는 녹색성장을 위한 교육환경을 대학이 우선적으로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내최초 전철 대학강좌 개설…어떻게 운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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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부터 친환경열차강의가 운영될 예정인 누리로. |
친환경 열차강의는 이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을 위해 편도 1회 7000원의 요금 전액을 지원한다. 수원역부터 신창·순천향대역까지 약 1시간 강의가 이뤄진다. 매주 월요일 ‘재미있는 법정영화 이야기’가 하행선에서 이뤄지고 목요일 ‘지구환경과 온난화’, 금요일 ‘길 위의 문학’이 각각 상행선에서 진행된다. 3과목은 모두 교양과목으로 학점까지 인정받게 된다.
66석이 정원인 누리로 객차 내에는 강의시설로 4개의 19인치 LCD 영상모니터와 4개의 스피커를 설치하고 빔프로젝트, 무선마이크 등 교육기자재를 설치했다.
친환경 열차강의로 3과목이 개설돼 수강신청이 오픈되자 수도권 전철로 통학하는 재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대학관계자에 따르면 24일 현재 3과목 모두 정원이 마감 됐다고 밝혔다.
월요일 하행선 수업과 금요일 상행선 수업 2과목을 신청한 이진실(정보통신공학과 2년)씨는 “집이 수원이라 1교시 수업이 있을 때는 주로 열차를 이용하는 편이었는데, 오가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열차 강의를 신청했다”며 “열차 안에서도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해서 다른 학교 친구들도 많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월요일 하행선 수업과 목요일 상행 수업 2과목을 신청한 김지혜(유아교육학과 4년)씨는 “좋은 시설을 갖춘 누리로에서 열차강의를 진행한다고 해서 기대된다”며 “시간을 아껴 학점을 따고, 환경 운동에도 동참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새마을호 열차강의도 주목…타 대학 학생에게도 개방 검토
순천향대는 총학생회와 함께 대학 내에서 운행하던 셔틀버스를 2학기부터 대폭 줄이고 승용차가 다니던 일부 도로를 차단해 ‘올레길’로 지정했다. 또 건강 표지판을 설치하고 걷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대학은 지난해 11월19일 순천향대 동문~신창(순천향대)역 약1km 구간의 623지방도로 인도가 완공된 후 이 구간을 학생들과 주민들이 이용하는 ‘걷고 싶은 길’로 명명하면서 지역사회의 ‘녹색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 2002년9월~2008년12월까지 장항선 구간(온양온천-서울) 새마을호 열차에서도 전국 대학 최초로 열차강의를 개설해 주목 받았다. 열차강의는 7년간 45개 강좌가 개설됐고 수강생은 2043명에 달한다.
순천향대 손풍삼 총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천안과 아산지역 4년제 8개 대학이 학점 교류가 가능한 만큼 이번 학기 운영을 토대로 타 대학 학생도 수강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을 고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