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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소리만 들어도 징그럽다”

황상기(56·삼성반도체 백혈병피해자 가족)

등록일 2010년07월3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삼성에서 근무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22)씨 부친 황상기씨. 2007년 딸의 죽음과 함께 황상기씨의 증언으로 삼성백혈병이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내 딸은 삼성이 버린 병든 가족 중 한명이었다. 아산에 와서 삼성의 폭력성과 끔직한 만행을 다시 한 번 목격할 수 있었다. 이제 ‘삼성’ 소리만 들어도 징그럽다. 삼성은 얼마나 더 많은 젊은이들을 죽여야 진실을 말하고, 사죄할 것인가.”

황상기(56)씨는 속초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며 생활한다. 그는 1년에도 몇 차례씩 생계수단인 택시영업을 포기하고 삼성도시인 아산과 천안을 방문한다. 삼성에서 일하다 ‘스물 둘’의 나이에 이름조차 생소한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작업환경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삼성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그의 딸 ‘고 황유미’씨는 19살 꽃 다운 나이에 부푼 꿈을 안고 삼성반도체에 입사했다. 그러나 삼성의 가족이 된지 2년 만에 백혈병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다 끝내 목숨을 잃었다. 

2007년 3월 딸의 허망한 죽음을 목격해야 했던 황상기씨는 딸의 억울한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스스로 ‘투사’가 되어야 했다.

지난 20일 삼성LCD 탕정공장 앞에서 그는 다시 한 번 기막힌 상황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 탕정공장에서 일하다 생식세포종으로 사망한 고 연제욱씨(27) 기일을 맞아 삼성의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삼성은 이를 그대로 지켜보지 않았다. 삼성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등에 걸려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가족과 시민단체 10여 명의 피켓시위 행렬을 50여 명의 사설경호원들이 가로막은 것이다.

황상기씨에 따르면 이들은 대형 전세버스를 동원해 삼성을 향해 들어 올린 피켓을 가리고, 삼성의 땅에서 나가라며 몸싸움을 벌이며 밀어냈다고 한다. 50여 명의 경호원들에게 떠밀린 삼성 노동자 유족들은 아스팔트 바닥에 내팽개쳐지고, 찰과상 등을 심하게 입었다고 한다.

바닥에 부딪힌 황상기씨는 어깨, 팔, 목 등에 부상을 입고 아산의 한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또 이날 삼성은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라고 절규하는 유족들을 향해 확성기를 통해 최신 댄스곡 퍼레이드를 틀어대는 등 납득하기 힘든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황씨는 “삼성은 60여 명의 사람이 죽거나 병들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 유족들을 돈으로 회유하고 그 것도 안되면 겁박한다. 세계적인 괴물로 성장한 초일류기업 삼성이 무섭고 징그러운 이유다”
<이정구 기자>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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