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선거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3월에 접어들면서 전국적으로는 대통령 선거로, 지역에서는 자치단체장 선거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아산지역에서는 또 다른 선거 열풍이 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개학이 되면서 관내 중학교들이 일제히 학생회장 선거를 진행하고 있고 일부 고등학생 동아리에서도 자체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존 선거와는 달리 홍보물을 직접 인쇄소에서 제작하는가 하면 후보들간 상호 토론까지 진행돼 어른들 선거 뺨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27일에 있었던 온양중학교 학생회장 선거는 관내 최대 규모의 중학교답게 선거 열기도 뜨거웠다.
교문에 들어서면 교문 위로 학교에서 제작한 학생회장 선거 홍보 현수막이 내 걸려 선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등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가 다섯명이나 출마해 그 어느 선거보다 열띤 경쟁을 보여 중학교 선거도 과거 형식적인 선출이 아닌 학생들의 직접적인 인기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흘러 선거가 학생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온양중학교 선거에서는 후보들의 선전 방식이 기존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기존에는 직접 손으로 제작한 홍보물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인쇄소에 제작한 홍보물들이 등장해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온양중의 경우도 5명의 후보중 2명이 인쇄소에 맡겨 직접 제작된 칼라 홍보물을 학교 내에 게시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들까지 시선을 집중시켰다.
또한 학교 등교시간에는 각 후보들의 선거 운동원들이 교문 앞에 나와 학생들에게 인사와 함께 후보를 알리기도 해 어른들의 선거 문화를 모방하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이들이 내건 공약은 체육창고 개방, 수업시간 일찍 시작, 동전 공중전화 설치 요구, 신발규제 완화, 교복 공동구매, 전학년 동계 스키 캠프, 학년별 테마 소풍 등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다양하고 상큼한 공약들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3월9일에 있었던 고교YMCA 연합회장 선거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4개 동아리와 8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고교YMCA는 처음으로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선출하기로 하고 아산시선관위에 직접 도움을 요청, 투표함과 진행 과정을 기존 선거법에 따라 진행해 학생들의 살아있는 선거 교육장이 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연합회장 선거에는 2명의 후보가 나와 정견 발표 뿐만 아니라 유권자와의 대화, 후보자들간 상호 질문과 토론이 진행돼 선거 자체가 학생들에게 흥미를 끌면서 ‘재미있는 선거’라는 말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학생회 선거 문화가 너무 어른들을 닮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후보들간의 과열경쟁은 순수해야 할 학생회 선거가 순수성을 잃어버릴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선거 공약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선심성 공약이 많고 일부 후보 홍보물이 훼손되기도 해 학생들의 선거 문화에 대한 사전 교육작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