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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복 아산시장, 시민으로 돌아가다

시청 앞 광장 500여 시민 축하…기쁨과 눈물 속 이별고해

등록일 2010년06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민선 3·4기 8년 임기를 마친 강희복 아산시장이 부인 김경희 여사와 함께 시민과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시청문을 나서고 있다.

지난 8년간 아산시행정을 책임지던 강희복 아산시장이 25일(금) 무거운 짐을 벗고 평범한 시민의 자리로 돌아갔다.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이임식장에는 이명수 국회의원을 비롯한 도·시의원, 관내 유관기관 단체장, 시민, 공직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강 시장의 지난 8년의 노고와 업적을 치하했다.

이날 이임식은 식전행사와 공식행사, 기념촬영, 시장 환송 등으로 진행됐다. 식전행사는 실버악단 연주, 현악5중주의 남도민요 공연 등과 경찰악대의 마카레나 연주로 시작됐다.

공식행사에서는 국민의례, 민선3~4기 아산발전상 영상물 상영, 감사패증정, 강희복시장의 이임사, 꽃다발증정, 송사, 송가제창으로 진행됐다. 공식일정을 마친 다음 주요참석자, 가족 및 친지들과 기념촬영을 가진 후 환송하는 순서로 행사가 진행됐다.

강희복 아산시장이 6월25일 500여 명의 시민·공직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민선3·4기 8년간의 임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강희복 아산시장의 이임사가 낭독되는 동안 몇몇 직원과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며 이별을 아쉬워 하기도 했다.

강 시장이 이임사를 마치자 아산시 공직자를 대표해 김용한 인주면장의 송사가 이어졌다. 김 면장은 강 시장의 재임기간 동안 강 시장이 보여준 일에 대한 열정과 노고를 칭송하고, 자랑스런 강 시장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이에 앞서 23일(수) 출입기자들과 가진 마지막 간담회에서 “제3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 하는 생각과 함께 인생을 반추해 보는 기회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시장은 또 “퇴임 이후 미국 타일러시의 텍사스 주립대학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틈틈이 영어도 공부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 본 책도 한 보따리 싸서 미국에 들고가서 보겠다”고 말했다.

강희복 시장, 어떤 업적 남겼나

강희복 시장은 시장실을 나서는 순간까지 지역의 각종 현안과 관련된 서류를 검토하며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지독한 일 욕심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6월23일 기자간담회 모습)

강희복 시장 재임기간 아산의 오랜 숙원이던 쓰레기 소각장, 공설운동장, 군부대 이전, 강당골 정비, 주5일장 이전 등이 해결되고 아산의 지표가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또 삼성LCD, 현대자동차 등 첨단산업 중심의 기업체 입지로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전국 1위를 차지함으로써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로 도약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02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인구가 8만여 명이 증가해 21세기 서해안의 핵심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경부고속철도와 수도권 전철 개통, 국도 21호 확장 등 입체적 교통망도 구축됐다.

경찰교육원 이전과 경찰대학유치, 충남 외국어고등학교 설립, 미래장학회 설립, 교육예산 대폭 지원 등으로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우수학생들의 타 지역유출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교육계의 분석도 나온다.

지난 8년간 신정호 관광단지, 광덕산 정비, 영인산 수목원 조성, 340km에 이르는 등산로 개설 등은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인근도시에서도 즐겨찾는 명소가 됐다.

찾아가는 문화예술 공연, 문화재단 설립, 신정호 야외공연장 등은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데도 일조했다.

강희복 아산시장은 2002년~2010년까지 8년간 민선 3기·4기 아산시장을 역임하면서 아산의 숙원사업해결, 경제, 교육, 문화, 관광 등에 관심을 가지고 아산시 발전에 많은 성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강 시장은 “지난 8년은 아산시 현안문제의 해결과 성장의 초석을 다지고 아산의 백년대계를 위한 기틀이 마련되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강희복, “평가는 시민과 역사에 맡기겠다”

강희복 시장이 500여 시민과 공직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임인사를 하고 있다.

아산시민들이 강희복 시장의 마지막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아산정가의 주요 인물들도 강희복 시장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 주기 위해 대거 참석했다.

“저는 이제, 민선3기·민선4기 아산시장의 소임을 다하고 시민 여러분의 곁으로 가까이 돌아가고자 합니다. 지난 8년간 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아낌없는 성원을 해 주신 27만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강희복 아산 시장이 8년의 임기를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며 남긴 말이다. 그는 이어 자신과 함께 오늘의 아산을 만들고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느라 밤낮없이 고생한 공직자들께 감사하다는 말과 민선5기 아산시정을 새롭게 이끌어 갈 복기왕 당선자와 도의원, 시의원 분들께 축하한다는 말도 전했다.

그는 지난 8년을 돌아보며 ‘아산발전’ 이라는 일념 하나로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갈등과 대립, 환희와 감동이 함께한 격동의 시간이었고 평생 잊지 못할 순간들 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항상 고난과 시련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오히려 이것을 피하기보다는 1000여 공직자와 함께 아산발전의 청사진을 이루고자 뜨거운 열정으로 도전해 왔다고 돌아봤다.

강 시장은 이어 “세계 각국은 물론 지역마다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의 시대가 계속되고 보다 전문화된 행정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아산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앞으로 50년, 100년 후를 대비한 주요 프로젝트 사업들이 완성단계에 있거나 추진 중이다”라며 “이제 이것을 어떻게 포장하고 디자인하느냐 하는 문제는 ‘복기왕’ 당선자의 리더십과 공직자들의 노력에 달렸다. 나가서도 지켜보며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저에게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이제 지난 8년간 아산발전이라는 대명제 앞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물러나고자 한다. 평가는 시민 여러분과 역사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끝으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마지막 덕목으로 유애(遺愛)라 했다. 훌륭한 수령은 떠난 후에도 사랑이 남는다는 뜻이다. 사랑을 남겨두고 오늘 여러분 곁을 떠난다”는 말로 이임사를 마쳤다.

김용한, “행정 철학과 신념이 시대를 앞선 선각자였다”

김용한 인주면장이 송사를 통해 지난 8년간 강희복 시장의 업적을 칭송하고 있다.

김용한 인주면장은 송사를 통해 “강희복 시장은 오로지 시민의 편에서 아산의 발전만을 위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모든 열정을 바쳤다. 8년이라는 기간을 돌아보면 일 욕심 많은 시장 밑에서 힘든 경우도 많았지만 아산의 번영된 미래를 설계하고, 구체화 시켜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일을 했던 기억이 가슴 뿌듯한 보람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 시장이 민선3기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아산의 미래는 행정의 전문화로부터 비롯된다’는 신념으로 다양한 교육훈련 기회를 마련해 아산공무원은 다른 어떤 자치단체에도 뒤지지 않는 능력을 가진 프로공무원이 됐다. 체계적인 행정, 시민의 입장을 고려한 일관성 있는 행정 등 자치행정의 본질적인 기틀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선출직 공직자로서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현실과 타협하면 편했을 텐데, 강시장은 인기에 영합해 판단을 그르치면 역사 앞에 죄인이 된다는 신념으로 외롭게 정도의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김 면장은 그 대표적 사례로 온양온천역 앞 광장을 들며 “광장조성은 어느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다. 시장을 비방하는 최악의 여건 속에서도 강시장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외롭게 결정해 이제는 아산시의 상징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그 많던 비방의 소리도 들리지 않고 시장의 고독했던 결정이 잘못됐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시민 모두 광장에서 즐겁게 놀고 미래를 논하는 전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훌륭한 시민광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강시장은 100년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행정철학과 시대를 앞서가는 선각자였다. 사랑하고, 존경하고,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어디에 계시든 무엇을 하시든 자랑스런 시장님으로 공직자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안녕을 고했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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