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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위니아 탕정사업장 해고노동자 이기설씨가 아산시청 현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5월24일(월) 아산시청 현관에서 1인시위를 하고있는 이기설(55)씨는 만도위니아 아산시 탕정사업장에서 근무한지 25년 됐다고 한다.<관련기사 2009. 3. 4일자 보도>
만도에서 근무하는 동안 결혼도 하고, 아들하나, 딸 둘을 낳아 기르며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큰 어려움 없이 생활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4월6일 정리해고를 당하며 일자리를 잃었다. 해고 사유는 나이가 많아 업무능력이 떨어지고, 근무연수가 높아 월급을 많이 받아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받은 월급은 200여 만원.
스무 살에 입사해 젊음을 다 바친 회사. 자신이 직접 만든 에어컨과 딤채냉장고가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가정마다 하나씩 채워질 때 느꼈던 감동과 보람은 어느새 배신감과 분노로 바뀌었다.
“5명의 가족이 내 월급 하나만으로 살아왔다. 하루에 8~10시간씩 에어컨을 조립해 받아온 돈으로 아내는 이리 저리 쪼개며 살림을 해왔다. 각종 공과금과 아이들 학자금, 최소한의 먹고 입는 것만 해결하는데도 빡빡한 살림이었다.”
이후 이씨 가족은 노동부에서 지급하는 100여 만원의 실직수당으로 버텨왔다. 5명의 가족이 한 달을 살아 내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한 돈이다. 몇 달 전부터는 그마저도 끊겼다. 실직수당은 8개월 이상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해고 1년 만에 노후를 위해 박봉을 쪼개 조금씩 붓던 적금을 깼다. 이마저도 곧 바닥이 드러날 것이다. 이제부터 살림집을 줄여야 할지 고민 중이다. 만도에서 지금까지 해고당한 2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이씨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씨를 비롯한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던 일터는 비정규직, 일용직 노동자들이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이씨와 그의 동료들은 해고의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복직을 요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노동부와, 만도위니아 본사 등을 돌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만했는데 정리해고라니 너무 억울하다. 경영진은 그동안 만도위니아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노동자들을 반으로, 다시 반으로, 또 반으로 해고하더니, 그 자리에 일용직 노동자들로 대체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더 이상 소모품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누군가 보호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