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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청 유선종 공보담당관이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 수도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준비한 지하철 홍보용 포스터를 보여주고 있다. 이순신 장군(1545.4.28~1598.11.19)이 생일파티를 즐기기 위해 서울 광화문에서 아산시로 떠났다는 내용이 특히 인상적이다. |
“뉴스속보입니다. 광화문 앞 이순신 장군께서 2010년 생신을 맞아 충청남도 아산시로 생일파티를 즐기기 위해 방금 떠나셨다고 합니다.”
‘광화문 앞 이순신 장군이 사라졌다?’라는 광고카피에 담긴 내용이다. 올해로 49주년을 맞는 ‘아산성웅이순신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지하선 1·5호선에 1개월간 걸려 있었다. 지하철에 게시했던 광고내용은 일반인들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경기도에서 역사를 가르친다는 한 교사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아산시 공보실에 감사와 격려전화까지 했다고 한다. 또 학생들에게 아산시 이순신축제에 참여하도록 소개하겠다며 상세한 행사내용까지 문의하더라고.
그러나 구제역의 확산을 우려해 이순신 장군의 생일파티는 열리지 못했다. 누구보다 아쉬운 것은 전국 곳곳에 생일초대장을 돌린 유선종(52)과장을 비롯한 공보담당관실 식구들.
모든 부서가 그랬지만 특히 홍보기획팀은 아산시의 가장 큰 행사인 이순신축제를 앞두고 보다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톡톡 튀는 창의력과 기발한 발상을 모으기 위한 전략회의가 많았다. 그렇게 탄생한 광고카피가 서울도심 한복판의 이순신 장군을 직접 모셔오자는 제안과 함께 만들어진 것이다.
유 과장은 “이번 카피는 권경자 홍보기획팀장과 전은희씨의 아이디어였다. 하루 100만명 이상의 유동인구를 내려다보는 서울 광화문의 이순신장군을 소재로 한다면, 충분히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안이었다. 한때 모 통신사 광고에서 쏠쏠히 재미를 본 내용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이순신축제 광고의 홍보효과를 확인해 보지도 못한 채 행사가 취소된 것에 대한 많은 미련과 아쉬움을 표했다.
이순신축제는 광고문안 하나, 캐릭터 하나에도 많은 신경이 쓰인다.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고, 가장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는 역사적 인물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조금만 희화해서 표현해도 각계에서 ‘불경하다’는 비난이 쏟아질 정도다.
유 과장은 “올해는 예상치 못한 일로 성대한 생신잔치를 열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 만일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올해 준비했던 내용을 더 보완해 전국 곳곳에서 축하객들을 불러 모아 최고의 생신파티를 준비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