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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온현상이 계속되며 올해는 작년에 비해 배꽃 개화기가 1주일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4월 중순을 넘겼는데도 저온현상이 계속되며 배꽃개화가 늦어지고 있다.
작년과 비교하면 1주일에서 열흘 정도 늦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산시농업기술센터와 배 과수농가에 따르면 작년 배꽃이 절정에 달한 시기는 4월17일을 전후해서였다. 반면 올해는 이미 4월 중순을 넘긴 상황이지만 배꽃 봉오리는 잔뜩 움츠리고 있다.
아산시 배 주산단지는 음봉면과 둔포면 일대로 750여 농가가 823㏊에서 배농사를 짓고 있다. 작년 이맘때 배꽃이 만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잔뜩 움츠린 봉오리만 보인다.
작년 화접기간은 이상고온으로 예년에 비해 이르고 짧았다. 4월 초부터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며 27℃ 안팎까지 기온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정 반대현상을 보이고 있다. 4월 중순인 현재 아침기온은 영하를 벗어나기도 힘들다. 또 한낮 기온도 16℃안팎에 머물고 있다. 특히 잦은 비로 일조량도 적어 아직 봄의 화사한 날씨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불규칙한 날씨 탓에 과수농가에서는 화접(인공수분)시기를 맞추기가 그 어느 해보다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음봉면 의식리에서 배 농사를 짓고 있는 박정우씨(42)는 “농사의 7할 이상은 날씨가 좌우한다. 그러나 아직 별다른 피해는 관찰되지 않는다. 그러나 개화기 이후에도 저온현상이 계속 된다면 냉해피해를 입을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아산시농업기술센터 권순택 과수팀장은 “올해는 작년에 비해 개화시기가 1주일 이상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개화시기가 늦는다고 작물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거나,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6·2지방선거·천안함사건 맞물려 인력수급계획도 차질
본격적인 개화가 시작되면 농가마다 절정에 맞춰 2~3일 안에 화접을 끝내야 한다. 때문에 제때 인력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달리 인력수급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6·2지방선거와 맞물려 농촌지역에 동원될 인력들이 선거분위기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산시에 매년 인력지원을 해주던 해군병력이 천안함 사건으로 올해는 지원여부마저 불투명해졌다. 그래서 고령화된 농촌지역의 인력수급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크다.
작년 상황을 보면 화접을 마친 이후에도 5~6일은 꽃송이가 달려있어야 하는데 화접을 마치자마자 비까지 내려 수정 상태가 불량했다.
또 공무원, 군인, 경찰, 학생, 기업체 노동자, 사회단체 등에서 화접시기에 긴급하게 인력지원에 나섰지만 인력공급에는 한계가 드러났다. 일부 농가에서는 인력을 조달하지 못해 인공수분 시기를 놓치기도 했다.
갈수록 급변하는 이상기온과 농촌고령화에 대비한 영농지원대책 마련도 시급히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산시에서도 농촌인력지원창구를 가동하고 있지만 1주일 이내에 수천 명의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거기다 작년처럼 화접시기에 비라도 내리면 안정적인 인력확보는 더욱 힘들다. 개화기나 수확기 등 짧은 기간에 집중적인 인력조달이 시급한 영농시점에 맞춘 지자체 차원의 안정적인 인력지원 대책마련도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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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 꽃봉우리가 잔뜩 움츠리고 있다. |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