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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올해도 농사는 지어야죠”

김재길(46·아산농민회 사무국장)

등록일 2010년03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농민회 김재길 사무국장이 야적된 볏가마위에서 눈을 맞으며 철거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이 땅에서 농민으로 살아가기 정말 힘들다. 누구나 생명산업의 중요성은 이야기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도시화에 밀리고, 공업화에 밀리고, 더 이상 설자리마저 잃게 된 산업이 바로 농업이다. 그나마 농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렇게라도 발악해 보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아산농민회 김재길(46) 사무국장은 3월17일(수) 아산시청 앞 광장에 야적한 볏가마 위에서 ‘쌀값보장’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걷어내고, 철수작업을 서둘렀다. 지난해 11월6일 볏가마를 야적하고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간지 95일 만에 자진 철거하는 것이다.

아산시청 앞 광장에 쌓여있던 볏가마는 인주, 영인, 염치, 온양, 도고, 배방 등 아산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80톤 분량이다. 이를 영인농협에서 시가(40㎏/4만4000원)로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나 지자체가 농민들을 만족시킬 농정정책을 제시했기 때문에 자진 철거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기 때문에, 농사를 지어야 하니까 농촌들녘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재길 사무국장이 말하는 농업의 미래는 불안의 연속이다. 한때 농민들은 농사만 잘 지으면 먹고사는데 큰 지장이 없었지만 이제는 농사도 지어야 하고, 직접 소비자까지 찾아다니며 판매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은 이렇게 성공한 몇몇 농업인을 과대포장하며 떠들썩하게 부각시키면서 마치 한국농업의 모델로 제시하기도 한다.

“농민들이 땀흘려 어렵게 농산물을 생산해도 생산원가조차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폭락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가. 그것 역시 그렇지 않다. 정부나 농협 등이 한국농업의 구조, 생산부터 유통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취약한 구조를 파고든 자본과 유통전문가들만 생산자와 소비자를 기만하며 부를 쌓고 있다.”

김재길 국장은 “풍년이 들어도, 흉년이 들어도 농민들은 늘 불안하다. 이는 결국 국민들의 먹거리가 불안하다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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