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면 CF, 가수면 가수, 연기자면 연기자, MC면 MC. 자기 색깔을 찾고자 동분서주하는 그녀는 그것도 모자라 최근 데뷔 1년 만에 미니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발탁,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라고 말하는 당찬 캔디가 되어가고 있다.
장나라는 SBS 드라마 스페셜 ‘지금은 연애중’ 후속으로 13일부터 방송된 ‘명랑소녀 성공기’(극본 이희명·연출 장기홍)의 주인공 ‘명랑소녀’ 차양순으로 변신했다. 장나라가 소화해낼 차양순은 ‘명랑소녀’라는 말 그대로 씩씩하고 시원시원한 여자. 충청도 산골마을에서 할머니와 함께 자란 차양순은 서울로 올라가 부잣집의 가정부부터 시작해 결국 화장품 회사에 입사해서 성공하는 인물이다. 가정부로 있던 집의 주인이면서 화장품 회사 회장의 후계자인 ‘기태’(장혁 분)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장나라는 17일부터 본업인 가수활동을 당분간 중단하고 ‘명랑소녀 성공기’에 혼신의 힘을 쏟을 생각이다. 촬영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틈나는 대로 대본을 읽으면서 인물탐구에 심취, 차양순에 빠져들고 있다는 후문.
지난해 ‘고백’과 ‘4월 이야기’ 등으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장나라는 MBC 시트콤 ‘뉴논스톱’에 출연해 연기력도 검증받은 상태.
“미니시리즈는 처음이지만 지난해 iTV 성탄특집극 ‘크리스마스의 아침’에서 정극 연기를 했던 경험이 있어 열심히 하면 잘될 것 같습니다.” 평소 성격답게 씩씩한 장나라의 각오다.
장나라가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녀의 성격을 꼬집어보면 ‘명랑·씩씩’과 ‘엽기·발랄’ 그리고 ‘솔직·담백’으로 요약된다.
‘예쁘지도 않고 동네 보통아이처럼 생겼다’고 겸손해하는 장나라는 며칠째 밤샘작업을 해 정신이 하나도 없어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순대국과 딸기를 먹고 힘을 내는 명랑소녀.
“제가 원래 씩씩해요. 어렸을 때 밖에서 놀면 몸 어딘가는 찢어져서 들어오는데도 전혀 울지 않았어요. 평범한 동네아이 같은 이 외모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제가 워낙 까불대고 씩씩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그녀의 이런 평범하면서도 범상치 않은 열정이 데뷔 1년여 만에 수목 드라마 주인공으로 발탁되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마냥 씩씩하게 모든 일을 다 해낼 것 같던 그녀도 지난 2월26일 청평 설악고등학교에서 펼쳐진 첫 촬영에서 장기홍 PD의 호된 꾸중을 받아야 했다. 극중 ‘차양순’이 충청도 촌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인데 장나라의 노란색 머리는 극중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것. 장 PD의 꾸지람에 장나라는 곧바로 머리를 검은색 스프레이로 염색하고 카메라 앞에 서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하지만 긴장된 분위기도 잠시였을 뿐, 그녀는 충청도 사투리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해 제작진의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명랑소녀 장나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 또 하나. 차양순이 꿈을 꾸는 장면으로 백마를 타고 자신을 찾아온 턱시도 차림의 왕자(한기태-장혁 분)가 폭주족에게 납치당하자 이들로부터 왕자를 구해낸다는 내용을 촬영할 때였다.
극중 장나라가 종아리와 허벅지를 드러내며 멋진 2단 옆차기를 하는 순간. 그러나 문제는 아무래도 여자이다 보니 발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아 악당으로 출연한 엑스트라의 ‘중요부위’(?)를 가격하고 말았던 것. 액션연기를 정식으로 배우지 못한 까닭에 엑스트라의 은밀한 ‘그곳’을 차는 실수를 저지른 장나라가 머쓱해 하는 바람에 촬영이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또 이날 장나라는 몸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턴트맨들도 쉽지 않은 피아노줄을 이용한 액션 연기도 마다하지 않아 촬영 스태프와 출연진에게서 아낌없는 칭찬을 들었다는 후문.
이 드라마의 제작사 인비넷의 이강훈 대표는 “나라는 평소에는 비실거리다가도 큐 사인만 들어가면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선다. 재벌집 가정부에서 화장품 회사 커리어우먼으로 성공하는 시골소녀의 ‘명랑함’과 ‘억척스러움’을 보여주기에는 장나라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장나라가 많은 인기를 모은 이유에서 MBC 시트콤 ‘뉴논스톱’을 빼놓을 수 없다. 장나라만의 매력인 ‘엽기·발랄’도 다 ‘뉴논스톱’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푼수 여대생으로 출연중인 시트콤 ‘뉴 논스톱’에서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엽기·발랄 그 자체다. 화장실에서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힘을 주는가 하면, 술에 취해서는 횡단보도를 사다리로 알고 기어오르기도 하고, 땅바닥에 혹은 나무에 ‘죄송합니다’ 하고 꾸벅 인사하기 일쑤다. 압권은 소시지를 한입 가득 먹고 있다가 입을 쩍 벌리기. 파트너 양동근을 닮은 또다른 여자 양동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솔직·담백’한 매력 역시 그녀의 홈페이지 ‘나라짱(www.narajjang.com)’의 하루 조회건수가 10만건을 넘게 할 정도로 인기를 모은 숨은 공신이다.
토크쇼에 출연하는 장나라는 때론 푼수같이, 때론 어린아이처럼 진솔한 얘기를 들려준다. “원래 저희 집안이 음치 집안이에요. 저도 한동안 노래 연습을 안하면 음감이 확실히 떨어지거든요. 또 솔직히 말하면 외모 콤플렉스가 상당한 편이에요. 얼굴이 하도 둥글게 생겨서 뭘 입어도 폼이 안나요. 섹시한 의상은 그림의 떡이죠.”
연예인 생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도 서슴없이 하는 그녀. 그런 순수함과 담백함이 속세에 찌든 그의 팬들에게 청량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또 그의 솔직함이 다양한 분야에서 끼를 발산케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