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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충남도당 이훈규 위원장. |
“세종시 원안추진은 할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우직한 손자(충청도민)가 거부하기 힘든 정략결혼이다. 손자는 할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생각지도 않은 여자와 약혼을 했고 연애한지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며 정도 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이제는 아버지가 와서 학벌 좋고, 집안 좋고, 똑똑하고, 얼굴도 더 예쁜 여자를 소개해 준다고 한다. 어떤 여자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답은 안 나올 것이다. 우직한 충청도민 대부분은 (아버지가 새로 소개해준 여자보다) 뒤떨어지더라도 할아버지가 소개해 준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버지가 소개해준 좀 더 훌륭한 여자와 결혼도 적극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는 여러분에게 달렸다.”
이훈규 한나라당 충남도당위원장이 2월8일(월) 이상만 전 국회의원의 한나라당 입당행사장에서 “세종시에 대한 충남도당의 입장은 지난해 11월 원안추진을 결의했고, 아직 당론은 원안추진을 주장하고 있다”고 운을 뗀 후, 이후 판단은 여러분에게 달렸다며 한 말이다.
그는 할아버지가 소개해준 여자를 세종시 원안에, 아버지가 새로 소개해주는 여자를 세종시 수정안에 비유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새로 소개해 주는 여자는 학벌 좋고, 집안 좋고, 똑똑하고, 얼굴도 더 예쁜 여자며, 할아버지가 소개해 준 여자는 뒤떨어지는 데도 우직한 충청도민이 정 때문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으로 연출했다.
학력지상주의, 외모지상주의, 특권주의 등의 세태가 복합적으로 함축된 이훈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진위가 궁금하다.
그는 또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참패로 충청권이 대한민국 주류사회로 편입될 기회를 놓쳤다. 충청도는 전라·경상도보다 정치적 후진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거침없는 발언은 2월10일 임좌순 전 선관위 총장 입당식에서도 계속됐다.
“그까짓 시장이 무슨 대단한 감투고, 벼슬이라고 표를 구걸하며 굽신거려야 하는가. 임좌순 전 총장이 올 자리가 아니다. 그러나 고향발전을 위해 고귀하고 과감하게 자신을 희생하려는 것이다. 나도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다. 그까짓 국회의원은 또 무슨 대단한 벼슬이겠는가. 아직 힘이 있을 때 고향에서 봉사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일하려는 것이다. 일부 사리사욕에 눈먼 사람들과 다르다.”
이훈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아산시민의 반응도 주목된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