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정운찬 국무총리 지명으로 세종시 수정 논란이 일기도 전에 이미 세종시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문건이 공개됐다.
<MBC>는 2월3일 밤 뉴스데스크에서 ‘행정도시건설청’이 정 총리 지명 다음날인 지난해 9월4일 세종시 입주 예정기업인 외국기업 SSF(오스트리아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에 보낸 문건을 입수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세종시에 SSF가 입주하면 법인세와 소득세, 종부세를 3년에서 5년까지 100% 면제해 주고, 그 이후 2년 동안은 50%를 감면해 준다고 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은 정부가 지난 달 11일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과 거의 똑같은 내용이다. 특히 이 문건에는 ‘incentives under the revision of Special Law for MAC construction’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즉, 개정안(revision)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세제혜택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세종시 수정안을 꾸준히 준비해 왔고, 이를 토대로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에 대해 행정도시건설청 관계자는 ‘개정안이라는 표현을 쓰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MBC 기자의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인정했다.
더욱이 행정도시건설청은 ‘2009년도 상반기 성과관리시행계획 이행상황 점검결과’라는 문건에서 1/4분기에는 개발계획 변경 추진체계를 확립해 그 변경절차와 소요기간을 점검했고, 2/4분기에는 개발계획 변경을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원형지 공급 방안도 마련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정운찬 총리가 총리지명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종시 추진에 대한 자신의 평소 소신을 자연스럽게 밝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세종시 수정을 위한 연구에 나선 게 아닌, 이미 1년 전부터 정부가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되는 것.
이뿐만 아니라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위원회’를 만들고 KDI 등 국책연구기관 등에 수정방안 연구를 맡겨 수정안을 마련한 것은 사실상 절차상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더 나아가 정 총리가 총리지명 이전에 이명박 대통령과 세종시와 관련한 내용을 상의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도 사실이 아니며, 정부가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을 위한 로드맵에 따라 정 총리가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